소통부재의 시대에서 숨바꼭질
최근 ‘소통의 숨바꼭질’하는 경우가 많다. 다들 바쁘다보니, 전화를 걸면 받지 못하는 상태가 되기 쉽다. 며칠 전 한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몇 번 핸드폰으로 통화가 안되니, 문자로, 카카오톡, 이메일, 페이스북 쪽지까지 연락가능한 것은 다 메시지를 넣어두었던 것이다. 후배에게 여러번 전화를 걸고 문자도 남겼지만 하루가 넘도록 아무런 답이 없었다.

다음날 오후에야 겨우 통화가 된 후배에게 용건을 물어보니, 안부인사를 묻는 전화였다. “답답했겠구나!” 말했더니 “네, 그동안 연락을 못 드려서….” 죄송한 마음에 여러번 전달했다는 것이다.

스마트 시대에 소통부재의 숨바꼭질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첨단 디지털 기기로 무장되어 있지만 한시라도 와이파이가 안뜨면 답답해야 하는 마음은 속도에 취해서는 아닐까.

그러고 보니 스마트 시대에 한시라도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소외감을 금방 느끼게 되는 것이다. 즉, ‘연결되어 있는(connected)’ 상태에야 안심을 하는 것이다.

분위기에 취하면 지는 것
일에 매몰되다보면 옆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주위사람이 떠나가는 것도 모른 채 일에 대한 성과만 높이는데 열을 올리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실재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일까를 더 신경쓰는 경우가 많다. 실력보다는 실력 있는 사람 같이 보이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다.

사람을 깔아뭉개는 것은 오히려 쉬울 수 있다. ‘내가 누군줄 알아!’ 어깨가 뽕(?)이 들어간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필자는 안타깝게 느껴질 때가 있다. 주변사람이 치켜세울 때 더 주의해야 한다. 권력형 비리 역시 분위기에 취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고속도로가 아니라 오솔길을 걸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리 바빠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미덕을 무시해서 목표만 이룬다면 뭐할 것인가. 그 목표를 함께 축하해줄 사람이 없다면 말이다.

강호동이 세금문제로 잠정은퇴를 선언할 때 의아한 사람이 많았다. 그리 별로 큰 일이 아닌데, 은퇴까지야 동정표를 받았다. 만일 가정해보자. 강호동이 버티고 있었더라면 묻혀질 지도 모르지만 불씨는 언젠가 강호동이를 삼켰을 것이다. 강호동이 힘들 때 가수 김태원이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당신은 지금 시간에 속고 있습니다. 당신은 시간, 분위기에 속고 있습니다.”
이것을 코칭(coaching)에서 여유분을 가져라고 한다. 빽빽한 삶속에서는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남들이 만들어준 무대는 결국 남들이 빼앗아가는 것이다. 여유분 없이 계획을 짜면 실천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바로 목표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을 하나하나 살펴봐야 한다. 어떤 과정을 통해서 내 주위사람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목표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 이 칼럼은 한국경제신문 한경닷컴 <윤영돈의 직장인 눈치 코치 > 칼럼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새로운 칼럼을 무료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