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노조 "의장 사과하라"…시의회 "의회 존중해야"

전남 여수시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언쟁을 벌이는 등 시와 시의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여수시장-의장 추경 편성 과정서 '언쟁'…갈등 심화
23일 여수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권오봉 시장은 예산 설명 자료를 통해 추경 예산안을 설명했다.

권 시장이 추경 예산안 설명을 마치자 전창곤 의장은 "추경을 설명하는 자리이지 시정 홍보나 미래 비전에 대해 말씀하는 자리는 아니다"며 "예산안 설명에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권 시장은 회의가 끝난 뒤 "시장이 그런 것도 못 하냐"라고 말하자 전 의장도 "시장이 별거냐"라며 맞받아치는 등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청공무원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여수시와 의회가 상호 존중과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시의회는 임시회 추경 예산 심의 시 시의회 홍보용 예산 반영을 삭감한 이유로 시민의 대표인 여수시장을 조롱하지 않았는지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다"며 "여수시장에 조롱 발언을 한 의장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어 "일련의 불미스러운 일로 언론과 시민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린 시의회는 시정부와 원만한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해 지역 발전에 앞장서야 한다"며 "시의회와 시정부 대표의 신경전은 오롯이 시민과 공무원의 불편을 가중하고 지방자치 발전을 저해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창곤 의장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여수시장과 노조에 "의회를 존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전 의장은 "합리적인 회의 운영을 위해 광범위한 의사정리권을 갖고 추경안에 집중해달라는 요구는 정당한 의사정리권의 발동"이라며 "이에 반감을 갖고 공격성 발언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근간을 허무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대해선 "한쪽 당사자인 시장이 의회를 향해 모욕적인 언사를 한 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비판이 없고, 오로지 시의회와 의장에게만 화살을 돌리는 행위는 공정성을 크게 잃은 처사"라며 "노조의 상대인 시장의 입장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일에 나서는 듯한 행위는 조합원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고 밝혔다.

전 의장은 시장과 언쟁에 대해 "의회가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아 적절치 못한 발언을 했다"며 "시민들께 사죄드리는 심정이고,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여수시와 시의회는 별관 증축 문제 등 주요 현안마다 이견을 보여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