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대의 수용" 吳 "환영한다"…책임 떠넘기기 '쇼' 지적
만났다 헤어졌다, 수정안에 역제안…말잔치속 몸개그까지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양측 협상단의 '후보 등록 전 단일화'는 18일 말잔치로 끝났다.

전날 밤부터 이날까지 양측은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고, 수정제안과 역제안이 긴박하게 오갔다.

오 후보 측은 '경쟁력 여론조사'를 수용하되, 유선전화 방식을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안 후보 측은 유선전화 방식을 넣으려면 '가상 양자대결 방식'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두 후보 모두 상대방이 받을 수 없는 조건을 요구한 것이다.

오 후보가 이날 오전 절충안을 내놨지만, 안 후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측의 힘겨루기에 시간이 흘러 여론조사를 위한 '데드라인'인 오전 11시를 넘기고 말았다.

결국 정오가 다 돼가자 양측 협상단은 "(19일 단일후보 선출)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고 결렬을 선언했다.

그러자 안 후보가 돌연 '긴급 입장'을 발표했다.

"촉박하지만 아직 시간은 있다"며 "대의를 위해 (오 후보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한 것이다.

오 후보도 "환영한다"며 "조속히 협상을 재개하자"고 화답했다.

말만 놓고 보면 극적 반전을 예고한 듯했지만, 실제 속내는 달랐다.

양측 협상단은 오후에 다시 마주 앉았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채 20분 만에 등을 돌렸다.

'우리가 끝까지 양보하려고 했다'는 메시지를 던지려는 '몸개그'였다는 냉소가 나왔다.

혹시 모를 급진전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못한 언론의 꼴만 우스워졌다.

오 후보는 "(절충안을) 오전 8시에 제안했는데 낮 12시 넘어 수용하겠다고 답변했다"며 "본인만 통크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것 아닌가"라고 안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안 후보는 역으로 "오 후보께서 당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바꾸시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며 오 후보를 타박했다.

이들은 결국 타결되는 즉시 여론조사에 돌입하려고 대기한 조사원들의 인건비만 허투루 날리고 말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