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허리띠는 중국 후한대(後漢代)인 2세기 말부터 진대(晉代)인 4세기 무렵까지 중국에서 제작돼 동아시아에서 유행했던 장신구다.
금관가야 왕 묘역이자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제341호) 88호분에서 출토됐다.
대성동 88호분은 4세기에 조성된 대형 덧널무덤(무덤 속에 관을 넣어두는 묘실을 나무로 짜 만든 무덤)이다.
규모와 부장품 등으로 미뤄 금관가야 왕 또는 왕족 무덤으로 추정된다.
고대 허리띠는 가죽이나 천으로 된 띠에 금속 장식판과 드리개 등을 붙여 만들었는데, 88호분에서는 금동으로 만든 끝장식판 1점과 드리개 3점이 출토됐다.
길이 8㎝ 크기의 끝장식판은 투조기법(판을 도안대로 오려내는 기법)과 다양한 조금기법(금속에 정을 사용해 문양을 새기는 기법)으로 용(龍)의 전신과 또 다른 용의 머리가 마주 보도록 해 쌍용(雙龍)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금동허리띠는 고대 한반도 남부에서 용무늬가 새겨진 가장 이른 시기의 유물이다.
금관가야 지배층 권력을 상징하는 위세품(威勢品)이자 중국과 교섭해 입수한 선진 물품이어서 가야 위상과 국제성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또 우수한 기술로 제작한 금속공예품인데다 출토지가 분명한 발굴유물로서 역사적 맥락을 잘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도 매우 높다.
도는 그동안 가야시대 매장문화재(유적) 발굴유물에 대한 문화재 지정 사례는 손에 꼽힐 정도였다고 전했다.
가야시대 유물은 기록이 존재하지 않아 그만큼 지정 가치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았고 보존상태도 불량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김해, 함안, 합천 등에서 발굴된 가야유물 8건이 최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경남도는 김해 대성동 88호분 출토 금동허리띠 이외에도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에서 출토된 아라가야 굽다리등잔을 도 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노영식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금동허리띠를 도 문화재로 지정한 것을 계기로 더 많은 가야유물에 대한 재평가와 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