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이 항구 막고 급유선 진입 차단"
유엔, '예멘 대기근' 경고…"1천600만명 위기 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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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예멘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 수위가 높아지자 유엔이 "대기근 발생을 앞당길 수 있다"며 경고했다고 A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크 로콕 유엔 긴급구호조정관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 이같이 말하면서 "기근이 시작되면 기회는 사라진다.

모든 사람이 대기근을 막기 위해 돈을 기부하는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는 현 예멘 정부는 2015년 3월부터 친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과 갈등을 빚고 있다.

예멘은 오랜 내전으로 중동에서 최빈국으로 꼽힌다.

유엔의 이번 경고는 최근 정부와 반군 간 갈등이 고조한 데 따른 것이다.

로콕 조정관과 마틴 그리피스 예멘 파견 유엔 특사는 후티 반군이 지배하고 있는 서부 호데이다시의 주요 항구가 지난 1월부터 막혀 정부의 급유선이 차단됐다면서 이로 인해 예멘의 정치·경제적,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데이다 항구는 예멘으로 구호물자와 주요 물품이 유입되는 최대 항구다.

이들은 항구가 막혀 예멘 내 물가가 오르고 의료, 수도 등 서비스의 공급이 어려워졌다면서 급유선의 진입을 촉구했다.

로콕 조정관은 "현재 급유선 13척이 두 달 치 연료를 싣고 호데이다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다"면서 선박을 둘러싼 세금 등에 대해 정부와 후티 반군이 다투고 있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구뿐만 아니라 국경지대 등 곳곳에서도 대립이 격화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유엔, '예멘 대기근' 경고…"1천600만명 위기 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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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피스 특사는 후티 반군이 정부군 거점이자 석유가 풍부한 북서부 마리브주를 수 주째 공격하고 있어 민간인 100만 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후티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사우디 민간·상업 시설로 발사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최근 상당히 늘었고, 수도 사나에 대한 보복성 공습이 민간인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초 정부군이 북부 국경지대인 하자주 서쪽에 후티 반군 거점을 공격했고, 정부군이 있는 남부 타이즈주에서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내전으로 인한 결과가 "극적으로 악화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예멘을 다녀온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도 지난주 "곳곳이 지옥이었다.

우리는 현대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근으로 가고 있다"면서 "1천600만 명이 굶주림이나 그보다 더 심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피스 특사도 기근이 오고 있다면서 "예멘 모든 지역이 휴전하고 사나 공항 개방, 호데이아 항구를 통한 급유 및 물자 통과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미국 유엔 대사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예멘 내전의 종식을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후티 반군이 매일같이 공격을 이어가면 평화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