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의 이야기 방송 보도 후 거짓으로 드러나
딸은 대학 합격도 안하고 부동산회사 다녀
터키의 한 엄마가 명문대에 합격한 딸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동묘지에서 수년간 꽃을 팔았는데, 알고 보니 딸은 대학에도 들어가지 않고 돈만 받아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데일리 미러 등에 따르면 터키 여성 굴세렌 보즈쿠르트(57)는 지난 10여 년간 터키 남동부 안타키아의 공동묘지 앞 길가에서 꽃 장사를 해왔다.

그는 꽃을 팔아 생활비를 마련함과 동시에 5년 전부터는 옥스퍼드 의대에 합격했다는 25살 딸 메르베 보즈쿠르트의 유학비도 지원했다.

딸이 세계적인 명문대 의대에 다니고 엄마는 이런 딸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묘지에서 꽃을 파는 사연은 입소문이 나더니 나중에는 방송에도 보도됐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생활하는 엄마와 명문 의대에 진학한 딸의 사연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어머니는 방송에서 "내가 번 돈을 자녀들에게 써서 좋다"라면서 "이런 일을 하는 게 창피하지 않다.

일할 수 있는데도 가난한 것이야말로 창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딸은 당시 방송에서 옥스퍼드대 졸업 후 신경외과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며 "어머니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모녀의 애틋한 사연이 알려지자 이들에게 후원금이 쇄도했고, 딸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들어왔다.

하지만 문제는 방송 이후 드러났다.

후원자들이 딸을 돕기 위해 옥스퍼드대에 연락했더니 '메르베 보즈쿠르트'라는 학생은 입학한 사실이나 대학에 등록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혹이 커지자 딸은 모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폐쇄하며 숨기도 했으나, 결국 자신이 거짓말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애초에 유학한 적이 없고 현재 이스탄불에서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허구의 이야기를 지어냈고,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믿게 했다"라고 사과하면서 "어머니를 속상하게 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들 모녀의 이야기는 터키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 현지 매체에 주요 뉴스로 보도되고 SNS에서도 놀라움을 표시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