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보수 비용만 전체 1년 예산 30억과 맞먹어…"혈세 낭비"
대전도시공사(이하 도시공사)가 상습 차량 정체 구간인 도안동로 확장·포장 공사에 기존 제품보다 3배가량 비싼 아스콘 포장재를 쓰려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대전시와 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내년 2월 완료를 목표로 유성구 도안신도시 내 갑천 1∼5블록에 이르는 도안동로 3.3㎞ 구간에 대한 확장·포장 공사가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2015년 12월 도안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 교통영향 평가에서 제기됐다.

지역 내 대표적인 상습 차량 정체 현상을 해결하려고 추진되는 사업으로, 공사는 교통량 증가에 따른 소음을 줄이기 위해 애초 도롯가에 방음벽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관 등을 이유로 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저소음 아스콘 포장재를 활용한 도로포장이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공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환경부 신기술 인증을 취득한 A업체 제품을 포장재로 선정했다.

모두 27억원을 들여 포장재 8천600t으로 아파트와 인접한 2㎞ 구간을 포장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다른 업체에서 생산하는 저소음 포장재보다 최대 3.7배가량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A업체 제품은 t당 32만원이지만 B업체는 9만4천원, C업체는 17만원, D업체는 22만원으로 조사됐다.

가장 비싼 A업체 제품이나 가장 저렴한 B업체 제품이나 소음 감소 효과는 10㏈ 안팎으로, 서로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콘 포장재 업계는 30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는 데 비해 기대되는 소음 감소 효과만으로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전체 도로 유지·보수 예산이 1년에 약 30억원인 점을 생각하면, 5년 뒤 이 구간을 보수할 때 다른 곳은 예산 부족으로 손조차 댈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음을 줄이려면 포장 두께를 늘리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고, 대부분 업체가 그 정도 소음 저감 기술은 갖고 있다"며 "시민 혈세를 들여 유지보수하는데 환경부 신기술 인증을 이유로 최대 3배나 비싼 포장재를 사용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열린 대전시의회 임시회에서도 일부 의원이 "도안동로에 적용된 저소음 포장재는 환경부 신기술인증 제품이지만 비싸다"며 "장래 도로교통 소음 민원이나 유지관리 비용 등을 고려해 경제적이고 소음저감 효과가 있는 포장재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포장재 업체들이 환경부에서 요구하는 소음 저감 방식을 통과해야 하는데 인증 단계가 상당히 까다롭다"며 "다른 업체에서 생산하는 포장재도 A업체 제품과 성능이 동등하면 안 쓸 수 없는데 환경부 인증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 포장재 비용만으로는 비싸지만, 방음벽 공사비 100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