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신축 이후 공사대금 30억 상당 미지급, 국민청원까지 게시
'공사비 체불'에 세 남매 아빠 분신…경찰, 건설사 압수수색(종합)
전북 전주의 한 빌라 신축공사에 참여한 업체들이 수십억원 상당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16일 해당 건설사를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폐기물처리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건설업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게시되는 등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해당 건설업체 사무실과 임직원 차량 등을 압수 수색해 휴대전화와 관련 서류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주의 한 빌라 공사에 참여한 지역 중소업체 여러 곳에 30억원 상당의 공사대금을 주지 않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공사대금 6천여만원을 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50대 폐기물처리업체 대표는 지난 1월 분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업체 대표는 미성년 세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공사에 함께 참여한 업체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건설사를 상대로 한 고소와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사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건설업자의 공사비 미지급으로 인한 세 남매 아버지의 분신자살에 대한 억울함 호소'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시공사는 '준공검사가 나면 최우선으로 밀린 공사대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공사를 마치고 일 년 넘게 한 푼도 주지 않고 있다"며 "여러 차례 독촉도 해보고 절실한 마음으로 사정도 해봤으나 시공·시행사 대표는 '배 째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세 남매의 아버지인 폐기물 처리업자가 사무실에서 경제적 어려움에 지친 나머지 분신으로 생을 마감했다"며 "할 수만 있다면 이런 고차원의 사기꾼들이 없는 깨끗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