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힘 실어준 그래미…흑인음악 선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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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아이 캔트 브리드' 올해의 노래…비욘세는 사상 28번째 수상
그동안 백인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온 그래미 어워즈가 올해 시상식에서 흑인 아티스트에게 잇달아 트로피를 안기면서 변화의 움직임을 보였다.
흑인 인권 운동인 'BLM'(Black Lives Matter·흑인 목숨도 소중하다)을 주제로 한 공연이 펼쳐지는가 하면 시위곡으로 쓰였던 노래가 주요 부문 상을 차지했다.
◇ '아이 캔트 브리드' 올해의 노래상 이변…스위프트 3번째 앨범상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싱어송라이터 허(H.E.R.)의 '아이 캔트 브리드'(I Can't Breathe)가 올해의 노래로 선정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테일러 스위프트 '카디건', 두아 리파 '돈트 스타트 나우', 비욘세 '블랙 퍼레이드', 빌리 아일리시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 포스트 말론 '서클스' 등을 제쳤다.
올해의 노래는 신인상,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과 함께 그래미 '4대 본상'으로,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부문이었다.
앞서 음악 매체와 전문가들은 비욘세나 아일리시, 리파 등의 수상을 높게 점쳤지만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은 허의 손을 들어줬다.
'아이 캔트 브리드'가 'BLM'을 지지하는 노래라는 점에서 이번 수상은 더 주목된다.
곡 제목은 지난해 백인 경찰에게 목이 눌려 목숨을 잃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했던 말이자 'BLM' 운동의 슬로건이기도 한 문구에서 따왔다.
허는 수상 소감에서 "저의 두려움이 이렇게 변화와 영향을 가져올지 몰랐다.
이것이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라며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변화'다.
2020년 여름 동안 우리가 싸웠던 그 에너지를 지키자"며 다시 한번 연대를 강조했다.
신인상 역시 흑인 여성 래퍼인 메건 더 스탤리언에게 돌아갔다.
그는 지난해 '새비지', 'WAP' 등 히트곡을 발표하며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혀왔다.
비욘세는 싱글 '블랙 퍼레이드'로 '베스트 R&B 퍼포먼스'를, 스탤리언과 함께 부른 '새비지'로 '베스트 랩 퍼포먼스'를 각각 수상했다.
커리어 사상 총 28번 그래미상을 받은 것으로 역대 여성 아티스트 가운데 가장 많다.
'블랙 퍼레이드'는 흑인 문화와 흑인 행동주의를 기린 곡이다.
미국 텍사스주 노예해방 기념일인 지난해 6월 19일 발매돼 당시 미국 전역으로 번지던 'BLM'에 힘을 더했다.
비욘세는 "아티스트로서 나의 역할은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어려운 시대였다"고 회고했다.
올해의 앨범상은 '포크로어'를 발표한 테일러 스위프트가 가져갔다.
그가 이 부문 상을 받는 것은 이번이 총 세 번째로, 여성 가수로 최다 기록이다.
올해의 레코드는 아일리시의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로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 부문을 수상했다.
아일리시는 수상 소감에서 "스탤리언이 이 상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며 "누구도 이길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며 칭찬했다.
한편 한국계 혼혈 뮤지션 앤더슨 팩(Anderson Paak)은 2020년 미국이 처한 현실에 대한 저항적 메시지를 담은 '록다운'(Lockdown)으로 '베스트 멜로딕 랩 퍼포먼스'를 수상하기도 했다.
◇ 흑인 인권 운동 본뜬 퍼포먼스…팬더믹 속 달라진 풍경도 눈길
그래미의 꽃인 아티스트 퍼포먼스에서 역시 BLM이라는 메시지가 뚜렷한 공연이 펼쳐졌다.
래퍼 릴 베이비는 BLM 시위 기간 발표한 노래인 '더 비거 픽처' 무대에서 흑인이 백인 경찰에게 폭력적으로 제압당하는 장면을 재연했다.
분노에 찬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경찰과 대치하는 장면, 활동가 타미카 말로리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의와 평등을 요구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예년과는 크게 달라진 시상식 풍경도 눈길을 끌었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스위프트, 리파, 아일리시, 해리 스타일스, 블랙 푸마스, 하임, 다베이비, 카디 비, 존 메이어, 크리스 마틴, 배드 버니, 포스트 말론 등 약 22팀이 퍼포머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공연을 선보였다.
진행자인 트레버 노아는 "여러분이 오랫동안 콘서트에 갈 수 없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밤 여러분에게 콘서트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무관중으로 열린 대신,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팀 혹은 공연을 끝낸 팀이 서로의 관객이 돼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무대에 오른 댄서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공연이 실내에서 진행된 반면 시상은 컨벤션 센터 근처에 마련된 야외 세트에서 진행됐다.
아티스트들 모두 일정 거리를 두고 떨어진 테이블에서 마스크를 쓴 채 수상자 호명을 기다렸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공연장 등 관계자들이 직접 등장해 올해의 앨범 등 주요 부문을 시상하며 음악인 간의 연대라는 의미를 더했다.
/연합뉴스
흑인 인권 운동인 'BLM'(Black Lives Matter·흑인 목숨도 소중하다)을 주제로 한 공연이 펼쳐지는가 하면 시위곡으로 쓰였던 노래가 주요 부문 상을 차지했다.
◇ '아이 캔트 브리드' 올해의 노래상 이변…스위프트 3번째 앨범상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싱어송라이터 허(H.E.R.)의 '아이 캔트 브리드'(I Can't Breathe)가 올해의 노래로 선정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테일러 스위프트 '카디건', 두아 리파 '돈트 스타트 나우', 비욘세 '블랙 퍼레이드', 빌리 아일리시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 포스트 말론 '서클스' 등을 제쳤다.
올해의 노래는 신인상,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과 함께 그래미 '4대 본상'으로,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부문이었다.
앞서 음악 매체와 전문가들은 비욘세나 아일리시, 리파 등의 수상을 높게 점쳤지만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은 허의 손을 들어줬다.
'아이 캔트 브리드'가 'BLM'을 지지하는 노래라는 점에서 이번 수상은 더 주목된다.
곡 제목은 지난해 백인 경찰에게 목이 눌려 목숨을 잃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했던 말이자 'BLM' 운동의 슬로건이기도 한 문구에서 따왔다.
허는 수상 소감에서 "저의 두려움이 이렇게 변화와 영향을 가져올지 몰랐다.
이것이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라며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변화'다.
2020년 여름 동안 우리가 싸웠던 그 에너지를 지키자"며 다시 한번 연대를 강조했다.
신인상 역시 흑인 여성 래퍼인 메건 더 스탤리언에게 돌아갔다.
그는 지난해 '새비지', 'WAP' 등 히트곡을 발표하며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혀왔다.
비욘세는 싱글 '블랙 퍼레이드'로 '베스트 R&B 퍼포먼스'를, 스탤리언과 함께 부른 '새비지'로 '베스트 랩 퍼포먼스'를 각각 수상했다.
커리어 사상 총 28번 그래미상을 받은 것으로 역대 여성 아티스트 가운데 가장 많다.
'블랙 퍼레이드'는 흑인 문화와 흑인 행동주의를 기린 곡이다.
미국 텍사스주 노예해방 기념일인 지난해 6월 19일 발매돼 당시 미국 전역으로 번지던 'BLM'에 힘을 더했다.
비욘세는 "아티스트로서 나의 역할은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어려운 시대였다"고 회고했다.
올해의 앨범상은 '포크로어'를 발표한 테일러 스위프트가 가져갔다.
그가 이 부문 상을 받는 것은 이번이 총 세 번째로, 여성 가수로 최다 기록이다.
올해의 레코드는 아일리시의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로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 부문을 수상했다.
아일리시는 수상 소감에서 "스탤리언이 이 상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며 "누구도 이길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며 칭찬했다.
한편 한국계 혼혈 뮤지션 앤더슨 팩(Anderson Paak)은 2020년 미국이 처한 현실에 대한 저항적 메시지를 담은 '록다운'(Lockdown)으로 '베스트 멜로딕 랩 퍼포먼스'를 수상하기도 했다.
◇ 흑인 인권 운동 본뜬 퍼포먼스…팬더믹 속 달라진 풍경도 눈길
그래미의 꽃인 아티스트 퍼포먼스에서 역시 BLM이라는 메시지가 뚜렷한 공연이 펼쳐졌다.
래퍼 릴 베이비는 BLM 시위 기간 발표한 노래인 '더 비거 픽처' 무대에서 흑인이 백인 경찰에게 폭력적으로 제압당하는 장면을 재연했다.
분노에 찬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경찰과 대치하는 장면, 활동가 타미카 말로리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의와 평등을 요구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예년과는 크게 달라진 시상식 풍경도 눈길을 끌었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스위프트, 리파, 아일리시, 해리 스타일스, 블랙 푸마스, 하임, 다베이비, 카디 비, 존 메이어, 크리스 마틴, 배드 버니, 포스트 말론 등 약 22팀이 퍼포머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공연을 선보였다.
진행자인 트레버 노아는 "여러분이 오랫동안 콘서트에 갈 수 없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밤 여러분에게 콘서트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무관중으로 열린 대신,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팀 혹은 공연을 끝낸 팀이 서로의 관객이 돼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무대에 오른 댄서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공연이 실내에서 진행된 반면 시상은 컨벤션 센터 근처에 마련된 야외 세트에서 진행됐다.
아티스트들 모두 일정 거리를 두고 떨어진 테이블에서 마스크를 쓴 채 수상자 호명을 기다렸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공연장 등 관계자들이 직접 등장해 올해의 앨범 등 주요 부문을 시상하며 음악인 간의 연대라는 의미를 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