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교훈을 이끌어내려 할 때 많이 사용되는 이 질문은 데이터 스토리텔링에서도 매우 중요한 원리다. ‘50퍼센트가 비어 있다’와 ‘50퍼센트가 차 있다’는 결국 같은 뜻이다. 그러므로 이 컵으로 스토리를 구성할 때 비어 있다고 얘기할지 차 있다고 얘기할지는 결국 ‘말하는 이의 메시지가 어떤 해석을 원하는가’에 달려 있다.
스토리텔링 역량을 설명하는 데 있어 굳이 첫 사례로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경우에 따라선 메시지가 데이터 해석의 방향을 결정할 때도 있음을 말하기 위해서다.
메시지와 데이터의 궁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텐데, 어떤 데이터가 아무리 봐도 메시지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모호한 경우는 의외로 많다. 그럴 때가 바로 데이터 해석 방향을 메시지가 결정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마치 위의 네 그림을 4, 3, 2, 1의 순서대로 나열하면 눈덩이로 눈사람의 머리를 쌓고 있다고 해석되지만, 1, 2, 3, 4의 순서로 보면 눈사람의 머리 부분을 내려놓고 있다고 해석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데이터에는 고유의 사실성이 있으므로 이런 정도로 유연한 활용이 허락되진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데이터 하나보다 전체 흐름과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은 어떤 경우에서도 유효한 이야기다. 왜냐하면 애초부터 어떤 특정 데이터 하나가 나의 의견 전체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속된 데이터들이 어떤 흐름을 만들어 낸다면 그 흐름이 바로 스토리이고, 그 스토리는 반드시 나의 최종 메시지를 지향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다루는데 스토리텔링 능력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상대방의 집중도 때문이기도 하다.
데이터를 많이 사용해서 설득을 하면 주장의 사실성이 강화되어 청자의 심리적 저항감이 감소하는 건 맞지만, 지나치게 많아지면 집중도가 현저하게 떨어져 버린다. 그러니, 스토리를 통해 청자의 집중도를 쥐락펴락하다 그것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메시지를 얘기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데이터의 양이 점차 많아지는 이때, 스토리텔링 역량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