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태평양전쟁) 막바지 무렵에 미군의 도쿄대공습으로 희생된 조선인을 추모하는 행사가 13일 도쿄도(都) 요코아미초(橫網町)에 있는 도립 위령당에서 열렸다.

시민단체 '도쿄 대공습 조선인 희생자 추모 모임'(대표 니시자와 기요시)이 주최한 이날 추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고려돼 이 행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온라인 중계됐다.

도쿄대공습은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이던 1945년 들어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미국이 도쿄 지역을 겨냥했던 대규모 공습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주로 공습 규모가 가장 컸던 3월 10일에 맞춰 도쿄대공습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당시 소이탄까지 동원된 도쿄대공습으로 약 1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1만 명가량이 일본 군수공장 등에 동원돼 일하던 조선인이나 그 가족으로 추산되고 있다.

도쿄 도립 위령당에는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 때 사망한 5만8천 명과 도쿄대공습 등으로 숨진 전시 사망 민간인 10만5천 명의 유골이 안치돼 있다.

이곳에는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유언비어 영향으로 학살당한 조선인을 기리는 비석도 세워져 있다.

북한 조선인강제연행피해자·유가족협회는 이날 행사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일제의 조선인 강제 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일본 측 인사로는 아리타 요시후(有田芳生) 입헌민주당 참의원 의원과 게시바 세이이치 도쿄도 스기나미(杉竝)구 의회 의원이 참석해 추도사를 했다.

한국에서는 사단법인 '평화의 길' 이사장인 명진 스님과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추도문을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