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청 마약범죄수사대 경감, 차량에 깔려 머리 등 다쳐 이송
마약사범 차량 막아선 경찰관 중상…차에 새겨진 그때의 상처
직각으로 휘어버린 보닛, 내려앉은 번호판. 너덜너덜 찢기고 구부러진 앞 범퍼.
12일 전북경찰청 뒤편 주차장에 세워진 검은색 승용 차량의 몰골은 처참했다.

경찰이 압수한 마약 용의자 차량에 새겨진 그때의 상처. 그날 무슨 일이 있었을까.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경찰관 7명은 마약 유통 첩보를 입수하고 전주시 완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잠복 중이었다.

앞서 경찰은 택배로 마약을 전달받은 한 아파트 입주민을 검거해 조사하던 중 택배의 최종 수취인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곧장 아파트 입주민 등으로 위장해 저녁부터 잠복근무에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를 타고 아파트 입구로 들어온 마약 용의자는 잠복 중인 경찰에 순순히 붙잡혔다.

그러나 차에 타고 있던 또 다른 용의자는 동료의 검거를 목격하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알아챈 경찰관들은 차로 길목을 차단하며 도주 차량을 에워쌌다.

용의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차를 들이받으며 틈을 만들어 빠져나가려고 시도했다.

이때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몸으로 용의자를 막아선 마약범죄수사대 소속 A(53) 경감이 도주 차량 아래에 깔려 크게 다쳤다.

경찰관을 친 뒤에도 도주를 시도한 이 차량은 15m 떨어진 아파트 화단 벽을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다.

A경감은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머리와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사범 차량 막아선 경찰관 중상…차에 새겨진 그때의 상처
경찰은 현장에서 마약을 밀수하려 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중국동포 B(32)씨와 C(36)씨를 체포하고 차량을 압수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자들을 상대로 마약 투약 여부와 구매 경로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며 "경찰관을 다치게 한 피의자에 대해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