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자체 개발해 특허로 등록했다. 회사 측은 하반기로 예상되는 mRNA 백신 위탁생산(CMO) 수주와 mRNA 백신 자체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12일 새로운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기술의 명칭은 ‘핵산 전달용 지질나노입자 및 조성물’이다. LNP는 일종의 RNA 물질 보호 장치다. RNA는 온도나 화학물질 등 주변 환경에 취약한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사람 몸 속에는 RNA를 분해하는 여러 효소가 있다. mRNA 백신을 우리 몸에 넣어 항체 생성을 유도하기까지 다양한 신체 환경에도 안정하게 물질이 유지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LNP는 RNA 물질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원료”라며 “기존 LNP와 비교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값이 싸다”고 말했다. LNP 자체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독일 등 일부에 불과하다. 한국에선 에스티팜이 첫 개발에 성공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대부분 특허로 묶여있어 신기술 개발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특허·상표국 산하 특허심판원은 작년 7월 미국 아르부투스 바이오파마의 LNP 기술을 무효화해달라는 모더나의 주장을 기각했다. 이로 인해 모더나는 해당 LNP 기술을 사용하면서 상대 회사에 일정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바이오앤테크는 자체 LNP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생산 비용이 높은데다 보관 조건도 까다롭다. 독일 바이오앤테크·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에스티팜은 mRNA 코로나19 백신을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관련한 연구 성과가 있는 이혁진 이화여대 약대 교수와 공동 개발을 통해서다. 이 교수는 에스티팜으로부터 2년 동안 개발비 전액을 지원받아 mRNA 등 RNA 유전자 백신과 치료제의 약물 전달체인 LNP 기술을 연구할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mRNA 합성과 항체 생성에 중요한 핵심 기술인 '5-Capping' 플랫폼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독일 이외 국가가 LNP 기술과 5-Capping 플랫폼을 동시 보유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