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
여자프로농구 청주 KB 가드 심성영(29)이 이틀 전 기억을 떠올렸다.
심성영은 9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2차전 용인 삼성생명과 경기에서 1점 앞서던 연장 종료 6초를 남기고 트래블링을 범하며 공격권을 삼성생명에 내줬다.
이 공격에서 삼성생명 김한별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삼성생명이 1점 차 승리를 따냈다.
정규리그 2위 KB는 이 패배로 정규리그 4위 삼성생명에 5전 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2패의 '벼랑 끝'에 내몰렸다.
이날 경기에서 마지막 중요한 실책을 비롯해 실책 8개를 쏟아낸 심성영은 '나 때문에 졌다'는 자책으로 인해 숙소에 가서도 밤을 새웠다고 한다.
자려고 눈을 감으면 용인체육관에서 자신이 실책을 범했던 장면들이 떠올라 아침 7시 반이 돼서야 잠깐 눈을 붙였다는 것이다.
그랬던 심성영이 11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3점슛 5개를 포함해 25점을 넣고 어시스트 6개와 리바운드 5개를 기록하며 팀의 82-75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가드 포지션이라 공을 다루는 시간이 많은 그가 이날은 실책을 하나도 기록하지 않았다.
심성영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1, 2차전을 연달아 패해 오늘이 1차전이라는 생각으로, 죽을 각오로 하자고 선수들끼리 뜻을 모았다"며 "2차전에 제가 너무 못해서 오늘 경기 전까지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계속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늘 지면 마지막이라는 생각과 2차전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한 발 더 뛴다는 마음이었다"며 "홈 팬 여러분도 모처럼 체육관에 입장해 응원해주신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2차전 종료 후 많이 울었다는 심성영은 "오늘 결과로 제가 2차전 부진을 만회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2차전은 어차피 진 것이기 때문에 빨리 잊고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뿐"이라고 다짐했다.
평소 체력이 강한 편이라는 그는 "저도 안 힘들 줄 알았는데 하루 쉬고 계속 경기를 하다 보니 안 좋은 모습이 나오더라"며 "그래도 체력은 제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4차전 이후 활약도 예고했다.
심성영은 "오늘 이겼지만 여전히 우리가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4차전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