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포위망 성격을 갖는 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 협의체 쿼드(Quad)가 12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을 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했던 쿼드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 세진 것이다. 한미 동맹으로 묶여 있으면서도 쿼드 참여에는 소극적인 한국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오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등 쿼드 카운터파트들과 화상으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를) 그의 조기 개최 다자회의 중 하나로 마련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인도태평양에서 동맹 및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에 두고 있는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사키 대변인은 "코로나 위협부터 경제협력, 기후위기 등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사안들이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쿼드는 그동안 외교장관 회담만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9년 뉴욕, 2020년 도쿄에서 각각 1,2차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트럼프 지우기' 차원에서 쿼드도 사장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한 달만인 지난 2월 화상으로 쿼드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한데 이어 처음으로 정상회담까지 열기로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월29일 미국평화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쿼드에 대해 "그 형식과 메커니즘을 넘겨 받아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지역에서 미국 정책을 발전시킬 근본적인 토대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 '아시아 차르(최고 책임자)'인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도 1월12일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기고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동맹을 강화할 방안으로 민주주의 10개국 모임(D10)과 함께 쿼드를 꼽았다. 특히 “쿼드 확대를 통한 군사적 억지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쿼드 정상회의가 열리는 건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중국 견제 필요성에 4개국이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로 분석된다.

쿼드 정상회의가 열리면서 한미동맹으로 묶인 한국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미국의 아시아 전문가인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동아시아연구소장은 지난해 바이든 당선 이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시대에도 쿼드는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한국은 쿼드 플러스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의 주요 동맹”이라며 “한국이 주변화돼선 안 된다”고 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