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보의 '힘 빠진' 역전 헤딩골…김상식 "들어갈 줄 몰랐죠"

전북, 강원에 2-1 역전승

"구스타보의 헤더 골이요? 들어갈 줄 몰랐죠! 하하"
김상식 프로축구 전북 현대 감독이 '평범한 헤더'로 승부를 뒤집은 구스타보 덕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북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3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겨우 역전승했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구스타보가 0-1로 뒤진 후반 25분 투입돼 동점골을 어시스트하고 결승골을 직접 해결하며 김 감독에게 사령탑 데뷔 후 두 번째 승리를 안겼다.

특히 후반 47분에 나온 구스타보의 역전 결승골 장면은 김 감독을 끝까지 마음 졸이게 했다.

홍정호가 후방에서 길게 올려준 대각선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문전에서 헤더로 마무리했는데 힘이 많이 실리지는 않았다.

강원 골키퍼 김정호가 충분히 처리할 수 있어 보였으나, 공은 그의 앞에서 한 번 튀고서 골대 안으로 향했다.

바운드되면서 궤적이 살짝 바뀐 것으로 보인다.

마음 졸이던 김 감독은 골이 들어가자 펄쩍 뛰고 소리 지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공이 구스타보의 머리를 떠난 순간 "들어가리라 생각 못 했다"면서 "그래서 나도 모르게 큰 세리머니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뭐라고 소리쳤는지는 얘기를 못 드리겠다.

혼자만 알고 있겠다"며 웃었다.

올 시즌 전북 공격의 8할은 최전방의 구스타보, 일류첸코, 김승대에게 달려있다.

김 감독은 앞서 2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구스타보를 이날 벤치에 앉혔다.

그러나 결국 구스타보가 승리를 가져다줬다.

김 감독은 "(일류첸코와 김승대를 선발로 세우는) 다른 조합으로 나섰는데 좀 힘들었다"면서 "실점한 상황에서 더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구스타보를 통해 공중볼 공략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스타보가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면서 "일류첸코 등 다른 공격수들도 (득점이) 터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