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최대효능은 2차접종 2주후에…접종 증명서 정책 바꿔야"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대국민 접종을 진행해온 이스라엘은 최근 '그린 패스'(Green pass) 제도를 도입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감염 후 회복돼 코로나19에 대한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들에게 활동의 자유를 부여하기 위한 일종의 면역 증명서다.

이 증명서 소지자는 쇼핑몰과 식당, 카페, 헬스클럽과 수영장 등 상업시설과 공공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실내에서 열리는 이벤트에도 입장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그린 패스 발급 시점을 백신 2회차 접종 후 1주일이 지난 경우로 정했다.

2차 접종 후 1주일이 지나면 면역이 형성된다는 백신 제조회사 화이자의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정한 기준이다.

그러나 실제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이스라엘에서 백신의 예방 효능을 고려해 그린 패스 발급 기준일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보도에 따르면 현지 의료관리기구(HMO)인 미유뎃은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극대화되려면 2회차 접종 후 2주가 지나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백신을 접종한 회원 10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2회차 접종 후 1주일 경과 시점까지 예방효능은 89%에 그쳤지만, 2주 후에는 예방효능이 96%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미유뎃 의료 국장인 데이비드 오신존 박사는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2회차 접종 1주일 후에 그린 패스를 발급하는 이스라엘의 정책은 더 많은 감염자와 유증상자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최대효능은 2차접종 2주후에…접종 증명서 정책 바꿔야"
그는 이어 "2차 접종 후 1주일 만에 그린 패스를 발급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를 면제하는 건 너무 이르다"며 "심지어 일부 백신 접종자들은 접종 후 1주일 만에 대규모 실내 행사에 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앞서 이스라엘 보건부가 진행한 연구에서도 미유뎃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지난달 보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2회차 접종 1주일 후의 예방효능은 91.8%였고, 2주일 후에는 그 수치가 95.8%로 높아졌다.

다만, 면역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바일란 대학의 면역치료 연구소장인 시릴 코헨 박사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이 적용된 백신에 (처음) 도전한 우리는 아직 그 면역기억의 형성에 관해 많은 경험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것이 잘 작동하고 매우 훌륭한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는 걸 안다"며 "다만, 2회차 접종 후 2주 차에 세포에서 다른 메커니즘이 형성될 수도 있는데, 아마도 그것이 데이터로 밝혀진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