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추대 대신 직접 선출…회비 대납 등 부정선거 의혹 제기
추가 회비 공기업 선거권 1표 취소…120명 의원 선거 이후 회장 결정
부산상의 회장 선거 송정석 장인화 2파전…이번에도 과열 경쟁
제24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과열되고 있다.

3년 만에 회장을 선출하는 부산상의는 올해 선거에서도 서로 갈라져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9일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송정석 삼강금속 회장과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이 제24대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 출마 선언을 했다.

부산상의 회장 선거는 오는 17일 새로 선출된 상공 의원의 투표로 결정된다.

새로 선출된 상공 의원이 회장 출마자 중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차기 회장이 정해진다.

이에 따라 10일 진행되는 24대 상공 의원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의 회원들은 직접 투표로 24대 상공 의원 120명(일반의원 100명, 특별의원 20명)을 선출한다.

부산상의는 이전 회장 선거 때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그룹으로 나눠 갈등과 반목을 벌였다.

올해는 27년 만에 합의 추대 대신 직접 선거로 상공 의원을 뽑아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이번 부산상의 의원 선거에서도 분열과 갈등이 나타났다.

일부 상공인들은 '회비 대납' 등 불법 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등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부산상의 의원 선거에 출마한 기업인 9명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상의 선거를 앞두고 특별 회원사인 협동조합의 밀린 회비를 다른 사람이 대납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산상의가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는다면 사법기관에 직접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경고했다.

부산경제진흥원과 부산교통공사, 부산도시공사, 부산시설공사, 부산신용보증재단, 부산테크노파크 등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6곳이 밀린 회비를 납부하면서 1만원을 추가로 납부한 사실도 한 상공인에 의해 밝혀졌다.

공기업이 추가 회비 1만원을 납부한 이유는 기본 선거권(3표)에 1표를 더 인정해주는 부산상의 의원 선거 규정 때문이다.

부산상의 23대 상공의원인 박수한 케이씨씨전자 대표는 "6개 공기업이 갑자기 밀린 회비를 납부하고 1표를 더 받기 위해 1만원을 추가로 납부한 것은 특별의원 선거 당락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상의 선관위는 긴급회의를 열고 추가 회비를 납부한 공기업의 선거권 1표를 취소하기로 의결했다.

회장 선거에 나선 각 캠프 측은 상공 의원 선거를 앞두고 인맥 등을 총동원해 선거권을 가진 기업인들을 상대로 서로 표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부산상의는 3년치 회비를 납부해야 기업인에게 선거권을 준다.

양측의 과열 경쟁으로 부산상의 회비 납부 실적은 30억원을 넘겨 역대 최대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와 부산경남미래정책연대 등은 부산상의 선거와 관련 성명을 내고 "상공계가 지연, 학연. 혈연을 따지고 업종과 규모를 비교하며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은 청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