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기프티콘처럼 주식을 선물할 수 있는 ‘온라인 금융상품권’이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자 증권사들이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보강하거나 이 분야에 새로 뛰어들고 있다. 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증권사 계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증권사로서는 고객 유입과 유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분야 선두주자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작년 3월 국내 최초로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출시했다. 상품권 일련번호를 한국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등록하면 액면가만큼의 금액이 금융상품계좌에 충전되는 식이다. 주식, 채권, 펀드, 발행어음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9일 한국투자증권은 온라인 금융상품권 발행 후 약 1년 만인 8일까지 약 361만 장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액수로는 1761억원어치다. 그중 2030세대가 상품권 등록 고객의 63%를 차지했다.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한국투자증권은 판매 권종과 판매처를 다시 늘렸다. 지난 8일부터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뿐만 아니라 11번가, G마켓,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한다. 이날 일부 쇼핑몰에서는 상품권이 일시 품절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2018년 말 전체 고객의 37%에 그쳤던 2030세대 비중이 올 2월 말 57%로 증가했다”며 “온라인 상품권을 통한 신규 고객 유치 효과가 확인돼 서비스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일주일 간 최대 50만원까지만 상품권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해외주식 상품권인 ‘스탁콘’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다. 1월 4764건에서 2월에는 1만6060건으로 한 달 새 판매량이 네 배가량으로 급증했다. 스탁콘 구입 고객 역시 30대가 43.2%로 가장 많았고 20대(24.4%), 40대(23.6%)가 뒤를 이었다. 현재 다루는 종목은 테슬라(3만원권) 애플(2만5000원권) 넷플릭스(1만2000원권) 스타벅스(4100원권)뿐이지만 스탁콘 이름에 상관없이 액면가에 맞춰 소수점 거래 가능 종목을 매수할 수 있다.

후발 주자들도 나서면서 상품권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온라인 금융상품권 출시를 준비 중이다. KB증권은 당초 지난달 상품권을 출시하기로 했지만 금융당국과 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 8월 출시를 목표로 금융위원회, 온라인 쇼핑 플랫폼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