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흩어질 지지율 아니다"…제3주자 '대안론' 부상 조짐
윤석열 뜨자 與구도 출렁…'경쟁력 테스트' 받는 잠룡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 직후 대권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1위로 치고 올라서면서 여권의 대권 구도도 한층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대표의 '1강 1중' 구도가 형성돼 있지만, 윤 전 총장이 부상할수록 '윤석열 대항마'를 찾는 흐름이 본격화되며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윤석열의 등장으로 3개월 이상은 우리 내부도 유동성이 큰 상태로 갈 것"이라며 "여당의 중심을 잡아주며 대세론을 형성할 주자가 있는지 고민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가 대세론을 이룰지에 대해선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 측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수록 이 지사의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당내 지지세가 확고해지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핵심 측근 의원은 "윤 전 총장은 자기 힘으로 올라간 사람이 아니지만, 이 지사는 도정 성과를 바탕으로 계단식으로 지지율을 다지며 올라왔다"며 "여당 지지층 다수가 이 지사를 지지하고 있고, 흩어질 지지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본격적인 검증대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야권에 유력주자가 등장하면 그 사람을 이길 조건을 갖춘 후보를 찾게 된다"며 "이 지사도 본격적으로 비교·검증을 당하는 시기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변수는 당 주류인 친문 진영의 움직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윤 전 총장이 뜰수록 친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가치를 사수할 후보를 찾는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경우 201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친문과 갈등을 겪었던 이 지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뜨자 與구도 출렁…'경쟁력 테스트' 받는 잠룡들
이낙연 대표로선 4·7 재보선 승리가 '필수'가 돼버린 상황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여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 측에선 친문 진영의 결집도가 강해질수록 현 정부와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이 대표에게 기회가 올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제3 후보들의 공간도 더욱 커지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당에 복귀하는 시점에 지지율이 5%를 넘어선다면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첨예하게 갈등을 빚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친문 핵심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두관 이광재 박용진 의원, 최문순 양승조 지사, 이인영 장관, 김부겸 전 의원 등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는 인사라면 모두 대권의 링에 나서는 '13룡 등판론'도 재조명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