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이주다문화통합연구소, 2019∼2020년 국내 기사 4천여건 분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국내에서 다문화 관련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국대 이주다문화통합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전후 다문화 관련 언론 보도 양상' 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코로나19 탓에 우리나라에서 다문화 이미지 나빠졌다"
2019∼2020년 국내 주요 언론사 54곳이 보도한 다문화 기사 4천여 개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긍정적인 키워드는 감소했으나, 부정적인 키워드는 증가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를 활용해 제목에 '다문화' 단어를 포함한 기사를 추출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 해인 2019년(2천441개)과 이후인 2020년(1천700개)으로 나눠 조사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텍스톰(TEXTOM)의 '텍스트마이닝 감성 분석'에 따라 단어의 내용을 긍정과 중립, 부정으로 각각 구분해 분류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다문화 이슈와 관련한 '호감'은 2019년 51.5%에서 2020년 38.2%로 13.3%포인트, '기쁨'도 같은 기간 13.7%에서 10.3%로 3.4%포인트 각각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거부감(9.7%→19.3%)과 두려움(1.1%→2.1%)은 각각 두 배 정도 증가했다.

"코로나19 탓에 우리나라에서 다문화 이미지 나빠졌다"
다문화 사회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의미하는 단어인 '소통'이나 '이해'의 사용 빈도도 각각 182건에서 80개로, 176개에서 104개로 크게 줄었다.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인천에서 길을 가던 다문화가정 2세에게 시민들이 '코로나'라고 부르는 일이 발생하는 등 이들을 둘러싸고 차별과 편견 이슈가 잇따른 영향이 크다"며 "이들의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논란이 발생했던 점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연구를 진행한 김동진 동국대 이주다문화통합연구소 초빙교수는 "최대한 정제된 표현을 쓰는 언론 보도에서조차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다문화와 관련해 거부감과 두려움 등의 표현이 증가한 것을 볼 때 대중 인식은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차별과 편견을 줄일 방안을 마련하고 다문화 이해를 돕는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