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공연 30분 전 취소 통보…마포구청 사과하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공연 시작 30분 전 마포구청으로부터 급작스럽게 공연 취소 통보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며 사과와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8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이하 음레협)는 "지난 2월 27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소규모 공연장 네스트나다는 공연 시작 30분 전 갑자기 방문한 마포구청 위생과 직원으로부터 공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네스트나다에서는 공연 개최 전 미리 마포구청 홈페이지의 방역 수칙을 확인했고, 공연장 관계자가 지난달 15일 직접 마포구청 위생과에 유선으로 문의해 공연 진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당일 방문한 위생과 담당자는 서울시의 방역 지침이 개정되었다며 막무가내로 공연 진행을 중단시켰고, 이를 위반할 시 범칙금과 영업정지의 행정 처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음레협은 "사전에 마포구청 홈페이지에 개정된 방역 수칙을 업데이트하였거나 유선 문의 당시 공연이 불가능하다는 정확한 답변만 받았더라면, 최소한 먼 곳에서 공연을 보러와 준 관객들의 수고로움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마포구청은 마포구 소재 업소들을 관리·감독하는 기관으로서 방역 지침의 신속한 업데이트와 안내가 이뤄지지 않은 점, 이로 인해 관객의 수고로움과 교통비, 시간 등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한 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만 공연장이지,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된 곳에서 공연하는 건 칠순잔치'라면서 문화의 중심지라 일컫는 마포구청에서 소규모 공연장을 비하한 점에 대해 사과를 요청한다"고 했다.

더불어 음레협은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마포구 내의 공연장 등록 기준 개선', '신속한 방역 지침 업데이트와 안내' 등의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공연장과 관객, 음악 관계자들을 향한 사과를 요구했다.

음레협은 "현재 서울시 내에 소규모 공연장 80% 이상이 마포구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기준 탓에 공연장으로 등록할 수 없어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을 하고 공연장으로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과의 논의를 거쳐 현실적인 공연장 기준을 마련해 더 이상 소규모 공연장이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포구청은 마포구의 업소와 주민들의 안전을 지킬 책임, 의무가 있다. 방역 지침이 개정되었다면, 홈페이지와 블로그, SNS를 통해 신속한 안내가 이뤄져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미뤄 볼 때 마포구청 내에서도 방역 지침의 안내와 이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마포구청 직원들에게 개정된 방역 수칙을 정확히 교육하고, 마포구의 업소와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안내될 수 있도록 매뉴얼 개선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또 "홈페이지 배너를 통해 공식적으로 '소규모 공연을 칠순잔치'로 비하한 점과 네스트나다를 비롯해 마포구 소재의 소규모 공연장 관계자들에게 혼란을 준 점, 사건 당일 공연장을 찾은 관객분들에게 불편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하여 마포구청의 사과를 요청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음레협 윤동환 부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문화 중심지라 외치던 마포구청에서 음악과 공연을 대하는 자세가 어떤지 알게 됐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을 요청하는 바"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용산구청과 광진구청은 엔하이픈과 몬스타엑스 공연을 취소했다. 이는 중앙사고수습본부의 방역 지침 중 '공연은 띄어 앉기로 가능하고, 행사는 100명 이상 불가능하다'는 지침을 지자체마다 다르게 해석하면서 일어난 사태로, 명확하지 않은 지침으로 인해 공연계는 혼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엔하이픈의 공연을 취소시킨 용산구청은 공연이 가능하다고 허가했다가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 1~2명의 항의에 입장을 바꿔 '해당 공연은 행사이므로 100명 이상이어서 진행할 수 없다'며 공연을 당일에 취소시켰다. 이런 부분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방역 수칙이 개정된다고 하더라도 마음 편하게 공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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