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계획 통해 '중국제조 2025' 사실상 부활 선언…"기술혁신 의지 반영"
양자·AI 등 7대 중점 연구개발 분야도 지정
中 희토류·로봇 등 8대산업 육성 예고…"10년 칼 하나 갈듯"
기술 분야가 미중 신냉전의 주 전장으로 부상한 가운데 중국의 14차 5개년 경제계획(14·5계획·2021∼2025년) 초안에 희토류를 비롯한 신소재, 로봇 등 8대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국무원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 전체회의 개막일인 5일 공개한 '14·5계획 및 2035년까지의 장기 목표 강요' 초안(이하 초안)에서 2025년까지 적용될 14·5계획의 일환으로 제조업 핵심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8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8대 산업에는 ▲ 희토류를 비롯한 신소재 ▲ 고속철, 대형 LNG 운반선, C919 대형 여객기 등 중대 기술 장비 ▲ 스마트 제조 및 로봇 기술 ▲ 항공기 엔진 ▲ 베이더우(北斗)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 응용 ▲ 신에너지 차량 및 스마트카 ▲ 첨단 의료 장비 및 신약 ▲ 농업 기계가 포함됐다.

국무원은 "우리는 전체 경제에서 제조업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이 분야에서 중국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이 자국의 첨단 제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를 부활시킨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은 과거 국가 차원의 첨단 산업 육성 전략으로 '중국제조 2025'라는 개념을 크게 앞세웠지만 미중 무역 전쟁 와중에 미국이 이를 불공정한 산업 보조금 정책이라고 공격하자 이후 이런 표현을 더는 사용하지 않았다.

'중국제조 2025' 대상에는 항공우주, 정보통신, 로봇 공학, 신소재·자동차 등 첨단 기술 분야가 대거 포함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미국과 유럽의 불만으로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내세우지 않았었다"며 "중국이 선진 제조업에 다시 초점을 맞춘 것은 중국 정부가 해당 분야의 하이테크 전환을 추구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SCMP는 "이를 통해 중국은 세계 공급망에서 자국의 지위를 높이고 외국 기술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무원은 초안을 통해 2035년까지의 장기 경제 계획 차원에서 7대 첨단 과학기술 영역 연구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7대 영역으로는 ▲ 인공지능(AI) ▲ 양자 정보 ▲ 집적회로 ▲ 뇌과학 ▲ 유전자 및 바이오 기술 ▲ 임상의학 및 헬스케어 ▲ 우주·심해·극지 탐사가 열거됐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날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기초연구는 과학기술 혁신의 원천인 만큼 안정적으로 기초 연구를 위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건 핵심 기술 프로젝트 분야의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며 "10년 동안 칼 하나를 가는 정신으로 핵심 영역에서 중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