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입법회 의원 20명·행정장관 선거인단 300명 확대"
"홍콩 입법회 선거 1년 재연기 전망…선거제 대폭 손질"(종합)
중국이 홍콩 선거제 개정 강행을 예고한 가운데 홍콩 의회인 입법회 선거가 또다시 1년 연기될 것이라고 홍콩 매체들이 5일 보도했다.

명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선거제 개편 작업에 따라 입법회 선거가 내년 9월로 1년 재연기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홍콩은 지난해 9월 입법회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선거를 1년 전격 연기했다.

당시는 범민주진영이 2019년 11월 구의회 선거 압승의 여세를 몰아 입법회에서도 과반수 장악을 목표로 바람몰이를 하던 중이었다.

이에 선거 연기 항의 시위가 펼쳐지는 등 반발이 거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내년 3월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홍콩 내 친중 세력 강화를 위해 선거제 손보기에 나서면서 입법회 선거는 또다시 연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장예쑤이(張業遂) 대변인은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이날 개막하는 전인대 의제에 '홍콩 특별행정구 선거 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논의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명보는 입법회 의원이 70명에서 90명으로 늘어나고, 행정장관 선거인단은 1천200명에서 1천5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한 현재 입법회 의원은 선출직 35석, 직능대표 35석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를 각각 30석씩으로 줄여 60명으로 만든 후, 나머지 30명은 행정장관 선거인단 중에서 뽑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거가 오는 12월께 열릴 예정이라 9월로 예고됐던 입법회 선거는 또다시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CMP는 선거인단 중 구의원 몫 117석은 없어지며, 친중 성향 단체 등으로 대체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SCMP에 "영국에서 중국으로 홍콩이 이양된 후 선거제의 완전한 수술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홍콩 법원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범민주진영 인사 47명 중 15명에 대해 보석을 허가하면서 1억 홍콩달러(약 1억5천600만원)의 보석금과 함께 향후 어떤 종류의 선거에도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조건 등을 달았다.

15명 중에는 제레미 탐·헬레나 웡·궉카키 전 입법회 의원과 캘빈 호·리웨순 구의회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검찰 측이 보석허가에 대해 고등법원에 항소하겠다면서 제기한 구금 연장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석방된 이는 한명도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