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대표적인 부동산 저평가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도봉구 창동 일대에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총 7개 단지로 이뤄진 창동주공 단지에서 안전진단을 신청하는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계속되면서 서울 외곽까지 개발 열기가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창동주공 18단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달 도봉구청에 예비안전진단 요청서를 제출했다.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은 구청의 현지조사(예비안전진단)와 용역업체를 통한 정밀안전진단과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통해 통과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추진위 관계자는 “예비안전진단 신청을 위해 소유주 1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10일 만에 20%가량 접수됐다”며 “소유주들의 관심이 뜨거워 빠른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 준공된 창동주공 18단지는 13개 동, 910가구 규모다. 용적률이 138%로 낮고 대지 지분이 넓어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철 1호선 녹천역과 가깝고, 도보권에 지하철 1·4호선 창동역과 7호선 중계역이 있다.

창동주공에서 안전진단 신청 단지가 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19단지(1764가구)에 이어 두 번째다. 창동주공은 준공 30년 전후의 총 7개 단지, 1만778가구로 구성돼 있다. 3단지(2856가구)와 17단지(1980가구)도 현지 조사를 추진 중이다. 1단지(808가구), 4단지(1710가구) 등은 재건축을 위한 의견 수렴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창동주공 19단지 전용 84.9㎡는 지난 1월 22일 1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도봉구 첫 ‘전용 84㎡ 10억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4단지 전용 49.9㎡는 5억88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창동주공 내 신고가 거래만 10여 건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동남권 일대에서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가 크게 늘어나면서 서울 노원구, 도봉구 등의 9억원 이하 아파트가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개발 호재가 여럿 예정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도 크다는 관측이다. 기존 창동역(1·4호선)·노원역(4·7호선)에 더해 2027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정차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창동역 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2만 석 규모인 서울 아레나공연장 등 업무·상업·주거·사회간접자본(SOC)시설 등 다양한 시설도 조성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