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같은 달보다 70%대 감소…지난해 많이 포획한 효과인 듯
"성체 포획·사살되면 개체 수 회복까지 수년 걸려"

울산 지역에서 해마다 밭을 헤쳐놓아 피해를 주거나 도심까지 내려와 사람을 놀라게 하던 멧돼지 출현이 최근 들어 크게 줄었다.

4일 울산시와 구·군에 따르면 올해 1월 멧돼지 포획 실적은 16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70건보다 54건(77.1%)이나 감소했다.

올해 2월은 1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건보다 58건(76.3%) 줄었다.

도농복합 지역으로 울산 전체 멧돼지 포획량의 80∼90%를 차지하는 울주군으로 한정하면 포획 감소 폭이 커진다.

울주군에선 올해 1월 12건, 2월 4건을 포획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79.3%와 92%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멧돼지가 나타나면 지자체 유해조수포획단이 출동해 포획·사살 등으로 처리하는데, 출현이 적다 보니 포획 수도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멧돼지 출현·포획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까지 울주군 등에서 벌여온 집중 포획 활동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즉, 민가나 농가 주변에 출현해온 멧돼지가 수년간 계속해서 포획되다 보니, 최근 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울주군 포획 실적은 2017년 381마리, 2018년 385마리에서 2019년 647마리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 969마리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올해 들어 급감하는 흐름이다.

지난해 포획된 멧돼지가 많은 것은 포상금 때문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2019년 10월 멧돼지 사체에서 검출되자 환경부는 전국적으로 포획 지침을 강화하고 포획 포상금(1마리당 20만원)을 신설했다.

울주군은 이와 별도로, 울산 지자체 중 유일하게 지급하고 있던 포획 포상금(1마리당 5만원)을 2019년 12월 20만원으로 인상했다.

즉, 울주군에서 엽사 등이 멧돼지 1마리를 포획하면 총 40만원을 받기 때문에 지난해 포획 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멧돼지는 새끼 10마리 내외를 낳는데, 태어난 새끼 멧돼지는 자연에서 1년 내 많이 죽는다"며 "환경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멧돼지 성체를 포획하면 개체 수 회복까지 3∼4년 정도를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