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베이징 올림픽 도입 목표로 '잰걸음'
한 번에 70억…디지털화폐 시험 규모 키우는 중국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으로 불리는 중앙은행 발행 법정 디지털 화폐(CBDC) 공개 시험 규모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3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쓰촨성 청두(成都)시에서 대규모 공개 시험을 진행한다.

인민은행은 이날부터 추첨 행사에 참여한 420만여 명 중 당첨자 20만3천60명에게 총 4천만 위안(약 70억 원)의 디지털 위안화를 나눠준다.

이는 지금까지 진행된 디지털 위안화 공개 시험 중 가장 큰 규모다.

당첨된 시민들은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디지털 위안화를 충전하고 나서 이날부터 이달 19일까지 시내 1만1천여 개의 지정 상업시설에서 쓸 수 있다.

사용이 가능한 상업시설에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 음식점, 카페, 상점 등이 포함됐다.

오프라인 점포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징둥(京東)에서도 지급받은 디지털 위안화로 물건을 살 수 있다.

수년 전부터 법정 디지털 화폐 준비에 나선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공개 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정식 도입이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늦어도 내년 2월 개최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까지 법정 디지털 화폐를 정식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눈에 띄는 것은 매번 공개 시험 때마다 시험 규모가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작년 10월 광둥성 선전(深圳)에서 5만 명에게 총 1천만 위안(약 17억 원) 규모의 디지털 위안화를 나눠주고 첫 대규모 공개 시험을 진행했다.

이어 작년 12월 장쑤성 쑤저우(蘇州)에서 진행된 2차 시험 때는 참가 인원과 제공 금액이 각각 10만 명, 2천만 위안으로 확대됐다.

아울러 매번 공개 테스트가 진행될 때마다 참가 상업 시설의 규모가 커지는 한편 전자상거래 결제, 인터넷 없는 근거리 접촉 방식 결제 등 다양한 새로운 기술적 시험이 추가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준비 상황에 비춰볼 때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법정 디지털 화폐를 전면적으로 도입할 나라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미중 신냉전 속에서 법정 디지털 화폐 도입에 더욱 강한 의욕을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은 우선 디지털 위안화로 국내 현금 일부를 대체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국제 무역·결제 업무에서 사용하는 등 나라 밖에 유통해 미국 달러를 바탕으로 한 국제 경제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인민은행 산하 디지털화폐연구소는 지난달 23일 '중앙은행 다자 디지털 통화 가교'(Multiple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Bridge·M-CBDC Bridge)에 가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의 이 프로젝트 가입은 디지털 위안화의 역외 결제 방안을 모색함과 동시에 미국의 달러화에 대응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도약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