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보다는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되는 공이 더 많았으면"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슈퍼 루키' 장재영(19)이 프로 입단 후 첫 실전 등판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직구 최고 시속은 벌써 154㎞를 찍었다.
하지만 그의 단점으로 항상 꼽히는 제구 불안은 여전했다.
장재영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청백전에 버건디팀의 3번째 투수로 4회 마운드에 올랐다.
장재영은 화이트팀의 첫 타자 이병규를 루킹 삼진 처리하며 경쾌하게 출발했다.
장재영의 강속구에 두 번 연속 헛방망이질을 한 이병규는 허를 찌르는 변화구에 꼼짝하지 못하고 서서 삼진을 당했다.
장재영은 이어 박준태를 1루수 땅볼로 요리한 뒤 서건창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았다.
스트라이크 1개면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결정구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장재영은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져 서건창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음 타자는 키움의 간판타자 박병호였다.
앞서 라이브 피칭에서 박병호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던 장재영은 몸에 힘이 들어갔는지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초구부터 박병호 머리 뒤로 향하는 폭투를 던졌다.
2사 2루에 몰린 장재영은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공이 또다시 폭투가 되면서 1, 3루 위기에 몰렸다.
키움 벤치는 장재영이 오른쪽 엄지손가락에 문제를 호소하자 장재영을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이며 이닝을 그대로 종료했다.
키움 관계자는 "장재영은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살짝 까져서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며 "손톱이 들렸다거나 물집이 잡힌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장재영은 총 18구를 던졌다.
이중 직구를 10개 던졌는데 최고 시속은 154㎞, 평균 152㎞를 찍었다.
이외에도 커브(4개), 슬라이더(3개), 포크볼(1개)을 섞어 던졌다.
경기 후에 만난 장재영은 "손가락 상태는 괜찮다.
(박)준태 선배를 상대할 때 피가 살짝 났지만 크게 무리는 안 가는 수준이라서 신경 쓰지 않고 던졌다"고 말했다.
장재영이 손가락 부상을 벤치에 바로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홍원기 감독은 "실전 경기가 아닌데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바로 더그아웃에 신호를 보냈어야 했다"며 "이런 부분은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 감독은 경험 부족 탓이라고 말했지만 장재영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는 "정식 시즌이라고 생각하고 오늘 경기에 임했다"며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
그런 상황에서 계속 투구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말씀을 안 드렸다"고 설명했다.
장재영은 "이제는 경험해봤으니 다음에는 바로 말씀드리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재영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아낸 뒤 갑작스럽게 제구가 흔들린 상황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손가락 부상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서건창 선배는 2아웃에 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서 욕심을 갖고 던진 게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며 "박병호 선배 타석에서는 지난번 라이브 피칭 때 큰 타구를 맞기도 했기에 조금 피하는 피칭을 했던 것 같다.
차라리 맞더라도 변화구가 아니라 직구로 낮게 승부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장재영은 직구 구속도 구속이지만 최고 시속(154㎞)과 평균 시속(152㎞)이 큰 차이가 없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이에 대해 "오늘 세게 던지기는 했지만 구속이 더 나오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스트라이크 존에 형성되는 공이 더 많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
똑같은 밸런스로 공을 던지려고 하다 보니 평균 구속과 최고 구속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