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는 날 기대합니다" 호남권 화이자 백신 첫 접종
"마스크를 벗고 다닐 날이 기대됩니다.

"
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호남권역 예방접종센터가 차려진 광주 조선대병원 의성관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코로나19 치료를 직접 담당하는 의료진이 우선 접종 대상이 됐다.

지난달 27일부터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먼저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되긴 했지만, 지역에선 첫 접종인 탓에 준비하는 의료진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접종에는 의사 4명, 간호사 8명, 행정 직원 10명 등 모두 22명이 투입됐다.

접종 업무를 맡은 한 간호사는 알코올 솜을 꺼내 닦는 듯한 모습을 취하거나 "도와드리겠습니다" 등의 말을 되뇌며 실제 접종이 시작될 때까지 여러 차례 상황을 그려봤다.

그는 "다른 부서에서 파견을 왔다"며 "국가 재난 상황에서 의료인력으로 참여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접종 대상자도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예진을 마친 접종자는 "설명이 끝났으니 먼저 가서 맞으시라"고 안내를 받자 "첫 번째로 맞긴 무서운데…"라며 주저하기도 했다.

영하 70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되다 미리 해동된 백신을 희석제와 섞은 주사제가 모습을 드러내자 장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이러한 긴장감에 비해 접종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마무리됐다.

"마스크 벗는 날 기대합니다" 호남권 화이자 백신 첫 접종
그제야 밝은 표정이 된 접종자들은 서로 '안 아파, 하나도 안 아파'라며 긴장을 풀었다.

접종을 마친 사람들은 이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 앉아 대기했다.

독감 등 백신 주사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 있었던 사람은 30분, 그렇지 않은 사람은 15분간 이상 반응을 관찰한 뒤 퇴실했다.

이곳에서 1호 접종자가 된 조선대병원 박진영(41) 간호사는 "매년 독감 백신을 맞았는데 그때보다 더 아프지 않았다"며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데 걱정하지 말고 안심하고 백신을 맞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 반응에 대한 걱정보다 마스크를 벗었을 때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며 "다른 사람들도 빨리 백신을 맞아서 함께 마스크를 벗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벗는 날 기대합니다" 호남권 화이자 백신 첫 접종
동시 1호 접종자인 조선대병원 김아라(31) 간호사 역시 "접종 전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접종하고 나니까 아프지도 않고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다"며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또 "백신을 맞았더라도 바로 항체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감염 걱정은 좀 덜어두고 업무에 매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호남권역 접종센터에선 이날 하루 동안 108명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9일까지 508명을 접종할 계획이다.

호남권 21개 의료기관 4천여명도 조만간 백신을 배분받아 자체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현재까지 6천여명 정도가 백신 접종을 했는데 일상적인 이상 반응뿐이었다"며 "먼저 접종을 마치신 분들을 보고 시민들이 심적으로 안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스크 벗는 날 기대합니다" 호남권 화이자 백신 첫 접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