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야, 공원이야?…천장에선 자연광이 쏟아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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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최대 백화점 '더현대 서울' 가보니…"쇼핑 넘어 만남·휴게 장소로"
포스트 코로나 '미래 백화점' 지향…3대 명품 빠져 경쟁력은 '글쎄' "진짜 공원에 온 것 같다.
어떻게 나무를 심어놨지? 풀이랑 흙도 진짜네."
24일 사전 개장한 현대백화점의 신규 점포 '더현대 서울'의 5층에 들어선 한 아이가 작은 탄성을 뱉었다.
26일 공식 개장하는 더현대 서울은 서울 지역 최대 규모 백화점이다.
더현대 서울 5층 중앙을 가득 채운 3,300㎡(1천 평) 규모의 '사운즈 포레스트'는 여의도 공원의 축소판이라는 현대백화점의 설명처럼 야외 쉼터 분위기였다.
지면부터 천장까지 20m에 달하는 층고는 물론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탁 트인 느낌을 더했다.
사전 개장 첫날인데도 소문을 듣고 몰린 방문객들로 전 층이 북적였다.
사운즈 포레스트뿐 아니라 1층 전시공간인 스튜디오 스와인, 6층 무인점포 언커먼 스토어 등 곳곳의 포토존에서 휴대전화 사진기의 촬영음이 끊이지 않았다.
더현대 서울은 기존 백화점과 달리 건물 속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방패연 형태의 천장을 고정하는 8개의 크레인을 활용해 내부 기둥이 없는 데다가 천장은 유리로 마감됐고, 매장들은 건물 중앙 공간을 비운 타원형 구조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오전 11시를 넘기자 건물 안으로 햇볕이 들기 시작하면서 내부가 한층 밝아졌다.
고객 동선 너비는 기존 백화점의 4배 수준인 8m 달해 여유로운 쇼핑이 가능했다.
층마다 마련된 조경·휴게 공간을 합하면 모두 1만1천240㎡(3천400평) 규모로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손님들도 편하게 쉴 수 있었다.
특히 식음료(F&B) 매장이 몰려 있는 지하 1층은 천장 구조를 개방하고 기존 백화점 식품관보다 층고를 높여 지하 공간 특유의 답답함을 몰아냈다.
이 식품관에는 푸드트럭을 포함해 90여 개의 F&B 브랜드가 입점했는데,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인 판교점 식품관보다도 10개가 더 많다.
이는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몰리는 여의도 상권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식음료는 마진이 낮아 백화점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면서도 "휴게 공간과 함께 고객 편의 시설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더현대 서울이 이처럼 조경과 휴게 공간, 넓은 동선에 무게를 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프라인 매장이 더욱 고전하는 상황과 관련이 깊다.
비대면 온라인 소비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백화점이 전통적인 쇼핑 공간으로만 인식된다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현대 서울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 백화점'의 시험대인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살아남으려면 본 기능을 넘어 만남의 장소, 다양한 생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거점이 돼야 한다"면서 "판교점이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도 매장이 크고 F&B 매장 등 고객 시설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물을 가로지를 수 없어 여러 매장을 빠르게 돌아보기는 어려웠다.
또 각 브랜드를 여성·남성 패션 등 상품군 별로 모으지 않고 층별 주제에 배치해 기존 백화점 문법에 익숙한 소비자는 정돈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올해는 더현대 서울에 이어 롯데백화점은 6월 동탄점, 신세계백화점은 8월 대전 엑스포점 출점을 예고하면서 5년 만에 백화점 출점 경쟁이 벌어진다.
이중 더현대 서울은 백화점 '빅3' 가운데 유일한 서울 점포일 뿐 아니라 주요 상권인 여의도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다만 소위 '3대 명품'이라 불리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이 입점하지 않은 상황이라 고가 소비가 이뤄지는 백화점으로서 경쟁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가 브랜드를 골고루 갖춘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어 상권이 겹치기도 한다.
서울 서남권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 씨는 "더현대 서울에 3대 명품이 들어올 것이라 기대했는데, 입점하지 않아서 굳이 찾아갈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어차피 차를 타고 가야 한다면 차라리 명동이나 강남에 있는 백화점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탓에 당분간은 개점 효과로 고객이 몰리겠지만 장기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서울 점포는 지방과 달리 고가 브랜드를 모두 보유한 채 개점하기 어렵다"면서도 "루이뷔통 등 고가 브랜드와는 지속해서 입점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포스트 코로나 '미래 백화점' 지향…3대 명품 빠져 경쟁력은 '글쎄' "진짜 공원에 온 것 같다.
어떻게 나무를 심어놨지? 풀이랑 흙도 진짜네."
24일 사전 개장한 현대백화점의 신규 점포 '더현대 서울'의 5층에 들어선 한 아이가 작은 탄성을 뱉었다.
26일 공식 개장하는 더현대 서울은 서울 지역 최대 규모 백화점이다.
더현대 서울 5층 중앙을 가득 채운 3,300㎡(1천 평) 규모의 '사운즈 포레스트'는 여의도 공원의 축소판이라는 현대백화점의 설명처럼 야외 쉼터 분위기였다.
지면부터 천장까지 20m에 달하는 층고는 물론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탁 트인 느낌을 더했다.
사전 개장 첫날인데도 소문을 듣고 몰린 방문객들로 전 층이 북적였다.
사운즈 포레스트뿐 아니라 1층 전시공간인 스튜디오 스와인, 6층 무인점포 언커먼 스토어 등 곳곳의 포토존에서 휴대전화 사진기의 촬영음이 끊이지 않았다.
더현대 서울은 기존 백화점과 달리 건물 속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방패연 형태의 천장을 고정하는 8개의 크레인을 활용해 내부 기둥이 없는 데다가 천장은 유리로 마감됐고, 매장들은 건물 중앙 공간을 비운 타원형 구조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오전 11시를 넘기자 건물 안으로 햇볕이 들기 시작하면서 내부가 한층 밝아졌다.
고객 동선 너비는 기존 백화점의 4배 수준인 8m 달해 여유로운 쇼핑이 가능했다.
층마다 마련된 조경·휴게 공간을 합하면 모두 1만1천240㎡(3천400평) 규모로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손님들도 편하게 쉴 수 있었다.
특히 식음료(F&B) 매장이 몰려 있는 지하 1층은 천장 구조를 개방하고 기존 백화점 식품관보다 층고를 높여 지하 공간 특유의 답답함을 몰아냈다.
이 식품관에는 푸드트럭을 포함해 90여 개의 F&B 브랜드가 입점했는데,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인 판교점 식품관보다도 10개가 더 많다.
이는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몰리는 여의도 상권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식음료는 마진이 낮아 백화점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면서도 "휴게 공간과 함께 고객 편의 시설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더현대 서울이 이처럼 조경과 휴게 공간, 넓은 동선에 무게를 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프라인 매장이 더욱 고전하는 상황과 관련이 깊다.
비대면 온라인 소비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백화점이 전통적인 쇼핑 공간으로만 인식된다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현대 서울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 백화점'의 시험대인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살아남으려면 본 기능을 넘어 만남의 장소, 다양한 생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거점이 돼야 한다"면서 "판교점이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도 매장이 크고 F&B 매장 등 고객 시설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물을 가로지를 수 없어 여러 매장을 빠르게 돌아보기는 어려웠다.
또 각 브랜드를 여성·남성 패션 등 상품군 별로 모으지 않고 층별 주제에 배치해 기존 백화점 문법에 익숙한 소비자는 정돈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올해는 더현대 서울에 이어 롯데백화점은 6월 동탄점, 신세계백화점은 8월 대전 엑스포점 출점을 예고하면서 5년 만에 백화점 출점 경쟁이 벌어진다.
이중 더현대 서울은 백화점 '빅3' 가운데 유일한 서울 점포일 뿐 아니라 주요 상권인 여의도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다만 소위 '3대 명품'이라 불리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이 입점하지 않은 상황이라 고가 소비가 이뤄지는 백화점으로서 경쟁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가 브랜드를 골고루 갖춘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어 상권이 겹치기도 한다.
서울 서남권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 씨는 "더현대 서울에 3대 명품이 들어올 것이라 기대했는데, 입점하지 않아서 굳이 찾아갈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어차피 차를 타고 가야 한다면 차라리 명동이나 강남에 있는 백화점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탓에 당분간은 개점 효과로 고객이 몰리겠지만 장기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서울 점포는 지방과 달리 고가 브랜드를 모두 보유한 채 개점하기 어렵다"면서도 "루이뷔통 등 고가 브랜드와는 지속해서 입점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