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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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에는 불황이 없다”는 말을 증명하듯 루이비통, 디올, 셀린느 등을 보유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와 구찌, 발렌시아가, 입생로랑을 보유한 ‘케링’ 주가는 코로나19 반등장에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연저점(3월 18일) 대비 작년 말까지 LVMH는 77%, 케링은 66% 올랐다.

작년 말부터 두 회사 주가 흐름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케링의 대표 브랜드인 구찌가 아시아에서 4분기에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 것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구찌 매출 회복 정도가 케링의 주가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파리증권거래소에서 케링은 0.11% 상승한 522.90유로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반등했지만 올들어서만 12% 하락하며 조정을 겪고 있다. 같은 기간 LVMH는 5.48% 오르며 꾸준한 주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명품에는 불황 없다?…코로나에 엇갈린 루이비통·구찌 실적
명품에는 불황 없다?…코로나에 엇갈린 루이비통·구찌 실적
구찌 실적 영향이 컸다. 케링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구찌 매출은 작년보다 10% 줄어 23억 유로를 기록했다. 4분기 전체 매출은 작년보다 5% 줄어든 40억 유로다. 중국인 여행객 판매 비중이 높았던 유럽에서는 코로나19로 여행이 제한된 탓에 매출이 45% 급감했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매출은 8% 늘긴 했지만 루이비통, 디올 등 주요 경쟁 브랜드가 두자리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반등폭이 낮다는 분석이다. LVMH는 중국을 중심으로 루이비통, 디올, 펜디와 셀린의 온라인 판매가 늘어 패션&잡화부문 매출이 작년보다 14.3% 증가했다. 이 사업부는 LVMH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2021, 2022년은 전망치. 하나금융투자 제공.
*2021, 2022년은 전망치. 하나금융투자 제공.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케링이 예년보다 두달 늦은 4분기 말에 신상품을 공개했고 온라인 채널 확장을 4분기에 진행했기 때문에 그 효과는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케링은 백화점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도매 비중을 줄이는 대신 중국 알리바바의 명품 브랜드 전용 플랫폼인 ‘티몰 럭셔리 파빌리온’에 입점하면서 직접판매에 나서고 있다. 케링의 4분기 온라인 매출은 작년보다 72% 증가했다. 연간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9년 7%에서 2020년 13%로 상승했다.

LVMH 대비 밸류에이션 격차도 벌어진 상태다. 케링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3배로 LVMH(35배)보다 낮다. 김 연구원은 “향후 매출 반등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격차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