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C 잔당·범죄조직, 코카 재배지 놓고 주도권 싸움
콜롬비아 무장조직 핏빛 영역다툼 계속…주말새 11명 사망
콜롬비아에서 무장 범죄조직들이 마약 재배지와 수송 통로 등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영역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디에고 몰라노 콜롬비아 국방장관은 22일(현지시간) 서부 태평양 해안도시인 나리뇨주 투마코에서 주말새 무장조직간 충돌 4건이 발생해 최소 1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엔 민간인도 있었다.

현지 일간 엘티엠포와 로이터통신 등 따르면 이들 사건의 배후엔 콜롬비아 옛 최대반군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의 잔당들로 이뤄진 '올리베르 시니스테라'와 범죄조직 '로스 콘타도레스'가 있다.

FARC는 2016년 콜롬비아 정부와의 평화협정으로 해체됐으나, 일부 조직원은 무장해제를 거부한 채 마약 밀매 등 범죄를 이어가고 있다.

투마코 지역에선 연간 75t의 코카인을 제조할 수 있는 코카가 재배되고 있어, 이를 노린 마약조직들의 다툼이 치열하다고 몰라노 장관은 설명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두 조직의 두목에 대해 2억 페소(약 6천2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와 함께 콜롬비아 북서부 파나마와의 국경 지역에선 콜롬비아 '최후의 반군'으로 불리는 민족해방군(ELN)과 마약조직 '클란 델 골포'가 북쪽으로의 마약 수송 통로를 차지하기 위한 거센 영역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측의 충돌 속에 지난 19일부터 이 지역 마을에 사는 4천740명의 원주민이 외부로부터 음식 등 생필품 공급도 끊긴 채 고립됐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일부 주민은 달아났고, 일부는 두 조직 간의 교전을 피해 집안에 숨어지내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콜롬비아는 2016년 평화협정으로 반세기 동안 이어진 내전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이후에도 완전한 평화는 찾아오지 않고 있다.

FARC가 장악했다가 무주공산이 된 오지 지역을 중심으로 FARC 잔당과 ELN, 마약조직 등의 세력 다툼은 더 치열해져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