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맞선 시위대 수백만 명이 22일 ‘22222 총파업 항쟁’에 나섰다. 2021년 2월 22일에 벌이는 쿠데타 규탄 시위라는 뜻에서 ‘22222 시위’로 불린다. 1988년 8월 8일 미얀마 학생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벌인 ‘8888 항쟁’처럼 군부에 맞서 비폭력 저항을 이어가겠다는 의도지만 또다시 유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얀마 의료진 등이 주축이 된 ‘시민불복종운동’ 측은 지난 주말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얀마 전역에서 모든 업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이날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등에서 시위대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서 “군부 독재 타도” 등을 외치며 군정을 압박했다.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버마(미얀마) 혁명’이라는 문구를 올리며 군부 쿠데타를 비판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 장관들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연 뒤 성명을 통해 “EU는 군사 쿠데타에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이들을 겨냥한 제한 조치를 채택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군부를 압박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얀마 국민에게 폭력을 자행하는 이들에 대해 계속 단호한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대는 전국적인 휴업 등으로 비폭력 시위를 벌이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군정은 이번 총파업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 유혈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는 전날 국영 TV를 통해 “시위대가 22일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일으키도록 선동한 것이 밝혀졌다”며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10대와 젊은이들을 대립의 길로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