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튼 롯데 2군 감독 "누가 뛰어난지 물어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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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홈런왕' 출신으로 롯데 2군 감독 2년 차
"챔피언십 문화 만들려면 성공에 대한 재정의·원팀 필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래리 서튼(51) 퓨처스(2군) 감독은 취재진에게 사전에 한 가지 당부를 했다.
롯데 2군에 즐비한 유망주 중에서 특히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고 미리 요청했다.
서튼 감독이 언론의 단골 질문을 거절한 배경은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선수들에게 미칠 영향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확신도 작용했다.
서튼 감독은 "야구는 9이닝을 한다"며 "아무리 뛰어난 투수가 있어도 수비, 타자의 도움이 없으면 이길 수 없다.
경기에서 이기려면 팀이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챔피언십 문화, 즉 우승팀 문화를 만들려면 나 자신보다 더 위대한 것이 있다는 것을 개개인이 믿어야 한다"며 "진정한 우승팀 문화는 팀이 개개인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이해시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같이 싸우고, 같이 이기고, 같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튼 감독은 2005∼2007년 현대 유니콘스와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고, 2005년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타격 코디네이터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마이너리그 클래스A 팀인 윌밍턴 블루락스 타격 코치 등을 역임했다.
롯데는 서튼 감독의 뛰어난 성품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장기적 관점의 선수단 육성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시즌부터 롯데 2군 감독직을 맡은 그는 최근 2군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김해 상동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섰다.
다음은 서튼 감독과의 일문일답.
-- 2군 감독으로서 두 번째 시즌이다.
캠프 훈련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굉장히 잘 진행되고 있다.
2019년 마무리 캠프부터 이 팀에 왔다.
그때부터 새로운 트레이닝 방식과 첨단장비를 도입했다.
코치들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
가장 고무적인 점은 선수들이 왜 이 훈련을 하는지 100%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년 반 동안 육성의 기초를 잘 쌓았다.
올해 스프링캠프 첫날에 코치진에게 질문했더니 굉장히 준비가 잘 돼 있어서 흐뭇했다.
코치들에게 시즌 첫 경기 선수들의 준비 상태를 염두에 두고 시간 역순으로 프로그램을 짜오라고 지시했다.
다들 두 달짜리 프로그램을 충실하게 짜왔다.
-- 지난해 2군 감독으로서 '이기는 야구'를 강조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 가장 중요한 건 챔피언십 문화, 즉 우승팀 문화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모든 야구팀이 이기고 싶어하고 이기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이기는 문화, 챔피언십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그 과정의 첫 번째는 신뢰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성공에 대한 재정의를 해줘야 한다.
알겠지만 야구는 실패가 많은 종목이다.
한 경기에서 4개 모두 강한 타구를 만들어도 불운하게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면 결과는 4타수 무안타다.
이로 인해 선수의 기분과 태도가 나빠진다면 성장은 거기까지다.
하지만 강한 타구를 생산했다는 성과를 인정한다면 이 선수는 육성이 된다.
그게 성공의 재정의다.
두 번째는 기준이다.
우리의 기준은 최고가 되는 것이다.
야구에서 완벽한 선수는 없지만 완벽해지기 위해 매일 매일 나를 뛰어넘으려고 노력하면 1%씩 성장할 수 있다.
팀 전체적으로 최고를 향해서 매일 매일 1%씩 전진하는 중이다.
세 번째로 챔피언십 문화를 만들려면 나 자신보다 더 위대한 것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진정한 챔피언십 문화는 팀이 개개인보다 중요하다는 걸 이해시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같이 싸우고 같이 이기고 같이 배워야 한다.
-- 하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개인 스포츠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개인의 기량이 중요한 종목이지 않은가.
▲ 인생을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교수, 과학자, 우주비행사 등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
거기에는 돈, 명성, 가족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 나를 움직였던 그 동기가 희미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나를 계속해서 동기 부여할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야구는 9이닝 스포츠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가 있어도 수비, 타자의 도움이 없으면 이길 수 없다.
경기에서 이기려면 팀이 이겨야 한다.
같이 싸워야 승리가 오고 꾸준한 승리가 있어야 개인에게도 승리가 있다.
-- 롯데 2군 감독으로 오게 된 배경은.
▲ 성민규 단장님과 애리조나 공항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롯데 자이언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 비전에 대해 소통했고, 챔피언십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비전에 공감했다.
피츠버그, 캔자스시티 등에서 우승팀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자부한다.
챔피언십 문화를 만들자는 열정과 비전이 통했다.
-- 지난 1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 가장 자랑스러운 건 상동 2군 코치진의 발전이다.
이들이 더 좋은 코칭을 위해 고민하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한 게 만족스럽다.
이들의 성장 덕분에 데이터와 첨단장비를 많이 도입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우리는 4∼5년 뒤를 바라보고 팀을 이끌고 있다.
나는 아직 2군 감독으로서 2년 차다.
때로는 목표 지점까지 빨리 가고 싶고, 더 밀어붙이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긴 과정이다.
확실히 기초를 쌓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수시로 나 자신에게 상기시킨다.
-- 2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인 뒤 1군에 올라갔다가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기고 돌아오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어떻게 다시 동기 부여를 시키나.
▲ 1군과 2군을 수시로 오가는 건 야구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1군에 확실한 주전 선수가 있어서, 그리고 1군 감독이 보기에 부족한 선수라고 판단해서 기회를 못 잡을 수 있고, 1군에 올라갔다가 금세 내려올 수 있다.
그럴 때 중요한 건 그 선수와의 관계다.
관계가 잘 형성돼 있으면 1군에서 실패하고 내려와도 그 선수와 진솔하게 소통하면서 다시 동기 부여를 끌어낼 수 있다.
-- 10년 전의 KBO리그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 지금은 투수력에서 차이가 난다.
1998년부터 2010년대까지는 좋은 투수들이 많았다.
그들이 한국을 세계적인 무대로 이끌어 나갔다.
선수로 생활하던 시절 상대 투수를 보면 표정에서 늘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어떤 타자가 와도 이길 것 같은 선수가 매우 많았다.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좋은 자신감을 가진 선수가 많았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선수가 많이 없고, 싸우는 방식이 달라진 것 같다.
요즘 세대 선수들은 유튜브나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과하게 분석하고 훈련을 한다.
옛날 선수들은 경기를 통해 체험하고 성장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싸우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자신감도 떨어진 것 같다.
/연합뉴스
"챔피언십 문화 만들려면 성공에 대한 재정의·원팀 필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래리 서튼(51) 퓨처스(2군) 감독은 취재진에게 사전에 한 가지 당부를 했다.
롯데 2군에 즐비한 유망주 중에서 특히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고 미리 요청했다.
서튼 감독이 언론의 단골 질문을 거절한 배경은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선수들에게 미칠 영향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확신도 작용했다.
서튼 감독은 "야구는 9이닝을 한다"며 "아무리 뛰어난 투수가 있어도 수비, 타자의 도움이 없으면 이길 수 없다.
경기에서 이기려면 팀이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챔피언십 문화, 즉 우승팀 문화를 만들려면 나 자신보다 더 위대한 것이 있다는 것을 개개인이 믿어야 한다"며 "진정한 우승팀 문화는 팀이 개개인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이해시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같이 싸우고, 같이 이기고, 같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튼 감독은 2005∼2007년 현대 유니콘스와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고, 2005년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타격 코디네이터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마이너리그 클래스A 팀인 윌밍턴 블루락스 타격 코치 등을 역임했다.
롯데는 서튼 감독의 뛰어난 성품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장기적 관점의 선수단 육성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시즌부터 롯데 2군 감독직을 맡은 그는 최근 2군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김해 상동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섰다.
다음은 서튼 감독과의 일문일답.
-- 2군 감독으로서 두 번째 시즌이다.
캠프 훈련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굉장히 잘 진행되고 있다.
2019년 마무리 캠프부터 이 팀에 왔다.
그때부터 새로운 트레이닝 방식과 첨단장비를 도입했다.
코치들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
가장 고무적인 점은 선수들이 왜 이 훈련을 하는지 100%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년 반 동안 육성의 기초를 잘 쌓았다.
올해 스프링캠프 첫날에 코치진에게 질문했더니 굉장히 준비가 잘 돼 있어서 흐뭇했다.
코치들에게 시즌 첫 경기 선수들의 준비 상태를 염두에 두고 시간 역순으로 프로그램을 짜오라고 지시했다.
다들 두 달짜리 프로그램을 충실하게 짜왔다.
-- 지난해 2군 감독으로서 '이기는 야구'를 강조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 가장 중요한 건 챔피언십 문화, 즉 우승팀 문화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모든 야구팀이 이기고 싶어하고 이기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이기는 문화, 챔피언십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그 과정의 첫 번째는 신뢰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성공에 대한 재정의를 해줘야 한다.
알겠지만 야구는 실패가 많은 종목이다.
한 경기에서 4개 모두 강한 타구를 만들어도 불운하게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면 결과는 4타수 무안타다.
이로 인해 선수의 기분과 태도가 나빠진다면 성장은 거기까지다.
하지만 강한 타구를 생산했다는 성과를 인정한다면 이 선수는 육성이 된다.
그게 성공의 재정의다.
두 번째는 기준이다.
우리의 기준은 최고가 되는 것이다.
야구에서 완벽한 선수는 없지만 완벽해지기 위해 매일 매일 나를 뛰어넘으려고 노력하면 1%씩 성장할 수 있다.
팀 전체적으로 최고를 향해서 매일 매일 1%씩 전진하는 중이다.
세 번째로 챔피언십 문화를 만들려면 나 자신보다 더 위대한 것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진정한 챔피언십 문화는 팀이 개개인보다 중요하다는 걸 이해시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같이 싸우고 같이 이기고 같이 배워야 한다.
-- 하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개인 스포츠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개인의 기량이 중요한 종목이지 않은가.
▲ 인생을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교수, 과학자, 우주비행사 등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
거기에는 돈, 명성, 가족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 나를 움직였던 그 동기가 희미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나를 계속해서 동기 부여할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야구는 9이닝 스포츠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가 있어도 수비, 타자의 도움이 없으면 이길 수 없다.
경기에서 이기려면 팀이 이겨야 한다.
같이 싸워야 승리가 오고 꾸준한 승리가 있어야 개인에게도 승리가 있다.
-- 롯데 2군 감독으로 오게 된 배경은.
▲ 성민규 단장님과 애리조나 공항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롯데 자이언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 비전에 대해 소통했고, 챔피언십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비전에 공감했다.
피츠버그, 캔자스시티 등에서 우승팀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자부한다.
챔피언십 문화를 만들자는 열정과 비전이 통했다.
-- 지난 1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 가장 자랑스러운 건 상동 2군 코치진의 발전이다.
이들이 더 좋은 코칭을 위해 고민하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한 게 만족스럽다.
이들의 성장 덕분에 데이터와 첨단장비를 많이 도입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우리는 4∼5년 뒤를 바라보고 팀을 이끌고 있다.
나는 아직 2군 감독으로서 2년 차다.
때로는 목표 지점까지 빨리 가고 싶고, 더 밀어붙이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긴 과정이다.
확실히 기초를 쌓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수시로 나 자신에게 상기시킨다.
-- 2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인 뒤 1군에 올라갔다가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기고 돌아오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어떻게 다시 동기 부여를 시키나.
▲ 1군과 2군을 수시로 오가는 건 야구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1군에 확실한 주전 선수가 있어서, 그리고 1군 감독이 보기에 부족한 선수라고 판단해서 기회를 못 잡을 수 있고, 1군에 올라갔다가 금세 내려올 수 있다.
그럴 때 중요한 건 그 선수와의 관계다.
관계가 잘 형성돼 있으면 1군에서 실패하고 내려와도 그 선수와 진솔하게 소통하면서 다시 동기 부여를 끌어낼 수 있다.
-- 10년 전의 KBO리그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 지금은 투수력에서 차이가 난다.
1998년부터 2010년대까지는 좋은 투수들이 많았다.
그들이 한국을 세계적인 무대로 이끌어 나갔다.
선수로 생활하던 시절 상대 투수를 보면 표정에서 늘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어떤 타자가 와도 이길 것 같은 선수가 매우 많았다.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좋은 자신감을 가진 선수가 많았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선수가 많이 없고, 싸우는 방식이 달라진 것 같다.
요즘 세대 선수들은 유튜브나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과하게 분석하고 훈련을 한다.
옛날 선수들은 경기를 통해 체험하고 성장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싸우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자신감도 떨어진 것 같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