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측 "정부 주도 발전 종점, 도민 현명한 선택에 감사"
찬성 측 "국책사업 여론조사로 갈등 심화, 끝까지 공항 유치 노력"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으나 찬성과 반대 측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며 오히려 갈등이 심화할 조짐을 보인다.

제주 제2공항 반대 주민과 시민사회단체는 18일 발표된 제2공항 건설 찬반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높게 나오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문상빈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도민의 삶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사업 주체가 누구라 할지라도 도민에게 묻고, 듣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특히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제주가 앞으로 개발 중심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도민의 뜻을 알렸다"며 "지난 40년간 제주에서 이뤄져 왔던 관광과 개발 중심, 정부 주도 발전에 종점을 찍고 새로운 제주를 만들어 갈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원보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찬반이 어떻게 나오던 지역이기주의를 버리고 도민 의견에 따르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자세로 이번 여론조사 과정에 임했다"며 "결국 도민이 제주를 지켰다.

도민의 현명한 선택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반면, 제2공항 사업을 찬성해온 주민과 단체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염상민 제2공항 건설 촉진 범도민 연대 공동위원장은 "국책사업 추진 여부를 도민 여론조사 결과로 결정하는 것은 법으로 명시돼 있지도 않고, 무리"라며 "국책사업을 이 같은 방식으로 추진하면서 결국 갈등이 시작되고,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염 공동위원장은 "여론조사 과정에 대해 여러 가지 의구심도 있다.

면밀히 살펴보고 문제 제기도 할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2공항 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석 전 제주도관광협회장은 "입도 관광객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제주국제공항 인프라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도민과 관광객 모두 불편한 상황"이라며 "공항을 추가로 만들어 항공편을 분산하면 안전성도 확보되고 이용객 불편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부 전 회장은 "특히 서귀포시 성산지역에 공항이 새로 생기면 새로운 관광 트렌드가 만들어져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며 "관광업계는 여론조사 결과와는 무관하게 제2공항 사업을 계속해서 찬성하고, 끝까지 공항을 유치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등 2개 여론조사 기관이 제2공항 건설 찬·반 의견과 더불어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다음 대통령 선거 결과 기대,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정당 지지도 순으로 조사 대상자의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국갤럽은 만 19세 이상 남녀 도민 2천19명(표본오차 ±2.2%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4명(표본오차 ±4.4%, 신뢰수준 95%), 엠브레인퍼블릭은 도민 2천명(표본오차 ±2.19%,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0명(표본오차 ±4.38%, 신뢰수준 95)을 대상으로 각각 조사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