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늘부터 백신 접종…올림픽 개최 등 기대감 고조
일본에서 17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일본 정부가 이날 시작한 접종 대상은 선행 그룹으로 지정된 의료계 종사자 약 4만 명이다.

이들은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을 3주 간격으로 2차례에 걸쳐 맞는다.

일본 정부는 국립병원기구 등 전국 100곳 의료기관에서 선행 접종 신청자를 모집했다.

일본 내 첫 번째로는 이날 오전 도쿄 메구로(目黑)구에 소재한 국립병원기구 도쿄의료센터에서 아라키 가즈히로(新木一弘) 원장이 접종을 받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14일 긴급 대응책으로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했지만, 백신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고 접종 시작 후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 선행 접종하는 의사와 간호사 가운데 약 2만 명을 대상으로는 매일 건강 상태를 파악해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기로 했다.

선행 접종이 끝나면 1차 접종 대상으로 분류된 의료종사자 약 370만명의 접종이 내달 중순부터 시작된다.

이어 65세 이상 고령자 약 3천600만명을 상대로 4월부터 접종하는 일정이 잡혔다.

이후로는 기저질환자(약 820만명)와 고령자 시설 등의 종사자(약 200만명), 60~65세(약 750만명) 순으로 백신 확보에 맞춰 접종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화이자 백신 공장이 있는 유럽연합(EU)이 역내의 백신 수출 관리를 강화해 조달 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병당 6회 접종을 전제로 1억4천400만회(7천200만명분) 분량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화이자와 계약했다.

또 영국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에서 6천만명분, 미국 모더나에서 2천만 명분의 백신을 받기로 해 전체 인구(약 1억2천700만명)를 훨씬 웃도는 규모의 백신을 확보해 놓았다.
일본 오늘부터 백신 접종…올림픽 개최 등 기대감 고조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것을 계기로 일본에서는 코로나19 수습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이고 있다.

당장 작년 9월 출범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여파로 급락세를 이어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백신 접종을 앞두고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

백신 접종 개시가 임박한 지난 13∼14일의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 조사 때와 비교해 1%포인트 상승한 34%로 나왔다.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2% 포인트 하락해 43%를 기록했다.

올해 7∼9월로 1년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분위기 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신 접종을 담당하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상은 백신 확보에 큰 차질이 없는 것을 전제로 16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전 국민의 접종을 마치는 데 1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고려하면 백신 접종이 올 7월 시작되는 올림픽 개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임일 알 수 있다.

일본 정부도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일반 국민 대상 백신 접종은 올림픽과 무관하게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수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이던 여론이 다소나마 약화할 공산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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