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릿 계약'으로 마이너리그서 빅리그 진입 시도
MLB '바늘구멍' 통과했던 이대호·황재균…양현종도 도전
한국 프로야구 대표 좌완 양현종(33)이 메이저리그(MLB) 구단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에 다가서기는 했지만, 험난한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다.

양현종은 신분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스플릿 계약을 했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입하면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이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면 연봉 130만달러를 보장받고 보너스로 55만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양현종은 일단 초청 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메이저리그 무대에 설 기회를 받는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성공 사례가 있기에 양현종은 용기를 낼 수 있다.

2016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2017년 황재균(kt wiz)이 스플릿 계약을 체결한 뒤 스프링캠프에 초대받았고, 결국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이대호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메이저리그 진입 시 100만달러 보장, 최대 400만달러'에 계약했다.

당시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거액 잔류 제안도 뿌리치고 미국 진출의 꿈을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고생을 감수하기로 했다.

MLB '바늘구멍' 통과했던 이대호·황재균…양현종도 도전
이대호는 초청 선수 신분으로 출전한 시범경기에서 53타수 14안타(타율 0.264) 1홈런 7타점을 기록, 1루수 경쟁자들을 제치고 메이저리그 개막 25인 로스터 진입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거로 신분이 상승한 이후에도 이대호는 주로 대타로 나서며 '후보 선수' 비애를 경험했다.

그러나 3경기 5타수 만에 데뷔 첫 홈런을 때린 이대호는 시애틀 신인 최초 대타 끝내기 홈런을 기록하는 등 극적인 장면을 다수 연출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6년 타율 0.253, 14홈런, 49타점 등으로 짧고 굵은 활약을 남긴 이대호는 2017년 4년 150억원에 롯데로 복귀했다.

이대호가 롯데와 계약을 발표한 2017년 1월 24일,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총액 310만달러에 1년 스플릿 계약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면 연봉 150만달러를 받고, 160만달러의 인센티브가 걸린 조건이다.

MLB '바늘구멍' 통과했던 이대호·황재균…양현종도 도전
황재균은 초청 선수로 출전한 시범경기에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빅리그 진출 의지를 보여줬지만,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출발한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인 새크라멘토 리버캣츠에서 뛰면서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다렸다.

오랜 기다림에 지쳐 한국 복귀를 고려하던 차에 황재균은 6월 2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을 앞두고 극적으로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더욱 극적인 것은 빅리그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것이다.

황재균은 3-3으로 맞선 6회말 결승 솔로 홈런을 터트려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서 18경기 타율 0.154, 1홈런, 5타점의 기록을 남기고 다시 마이너리그로 돌아갔다.

더는 빅리그의 꿈을 이어가지 못한 황재균은 kt와 4년 88억원에 FA 계약을 하고 KBO리그에 복귀했다.

투수로서는 임창용(은퇴)이 2013년 시카고 컵스와 1+1년 최대 500달러에 스플릿 계약을 맺고 마이너리거로 미국 커리어를 쌓다가 9월에야 빅리그로 콜업, 6경기 5이닝 평균자책점 5.40 등을 기록했다.

임창용은 2014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대받았지만, 다시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한 뒤 방출 통보를 받고, 삼성 라이온즈와 연봉 5억원에 사인하며 한국에 돌아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