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회담에 이어 두 번째…日, '쿼드' 협력은 강조
미일 외교장관 회담…美발표엔 '한미일 조율' 日은 또 누락
일본 정부가 미일 외교장관 전화회담에서 거론된 '한미일 협력'을 발표 내용에서 또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10일 밤 11시 15분(이하 한국시간)부터 40분 동안 전화회담을 했다.

미국 국무부는 미일 외교장관 전화회담과 관련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두 사람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필수적인 평화, 안보, 번영의 주춧돌(cornerstone)로서 미일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한미일 3국 조율과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를 통하는 것을 포함해 추가적인 역내 협력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일 외교장관 회담…美발표엔 '한미일 조율' 日은 또 누락
일본 외무성이 11일 발표한 미일 외교장관 전화회담 보도자료에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동지국(뜻을 같이 하는 나라)과 긴밀히 협력하고, 또 일본·미국·호주·인도의 협력을 착실히 강화해 나가는 것에 일치했다"는 내용은 있지만, 미국 측 성명에 있는 '한미일 3국 조율'은 포함되지 않았다.

미일 외교장관 회담…美발표엔 '한미일 조율' 日은 또 누락
앞서 지난달 27일 미일 외교장관 전화회담 때도 미국 측은 발표 자료에 블링컨 국무장관이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명시했으나, 일본 측의 보도자료에는 한미일 협력을 언급하는 내용이 없었다.

당시 일본 외무성이 블링컨 국무장관의 '한미일 협력' 발언을 공개하지 않아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미국 국무부 발표를 인용해 해당 발언을 전해야 했다.

이후 일본 언론이 외무성 발표 자료에 '한미일 협력'이 누락된 것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자, 모테기 외무상은 회담 내용을 보도자료로 요약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는 식으로 설명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지난달 2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일 발표 내용에 차이가 있었던 것은 현재 한일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 맞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각자의 발표 내용은 의사록과 같은 형태로 망라하는 것이 아니라 요약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일 양국이 회담 내용 중 각자 중요하게 생각한 내용을 압축해 발표한 것뿐이라고 설명한 셈이다.

모테기 외무상의 이런 답변은 한미일 협력보다 쿼드 협력 강화가 우선이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으로 해석을 낳았다.

실제 지난달 27일과 이번 두 차례 미일 외교장관 전화회담을 발표하는 외무성의 보도자료에는 일본·미국·호주·인도의 협력을 강조하는 내용이 모두 포함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