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거짓말·도둑질 멈춰라·죽을힘으로 싸워라'…"폭도는 여기서 온 것"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 한 트럼프에 "소방서장이 폭도 보내 불지르고 기뻐한 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의 심리가 10일(현지시간) 본격화한 가운데 검사 격인 하원의 탄핵소추위원단은 과거 트럼프의 부적절한 발언을 일일이 나열하며 탄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특히 소추위원인 조 니구스 민주당 의원은 의회 폭동 사태 전후로 트럼프가 자주 썼던 구절 3개만 기억해달라고 공화당에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니구스 의원은 의회 난입 사태 당일인 지난달 6일 연설에서뿐만 아니라 폭동으로 이어지는 몇 주 동안 트럼프가 반복적으로 사용한 문구 3가지가 그의 지지자들에게 행동을 요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주장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가 예시한 트럼프가 자주 사용한 구절은 선거가 조작됐다는 거짓 주장을 뜻하는 '새빨간 거짓말'(The big lie), 지지자들에게 결코 양보해선 안 된다고 촉구한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무력을 요청하는 것으로 묘사된 '도둑질을 멈추도록 하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싸워라'(Fight like Hell to Stop the Steal)이다.

니구스 의원은 "제시된 것을 평가해 보면 트럼프의 말들은 군중에게 매우 구체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에 폭도가 어디서 왔는지 분명해질 것"이라며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선거가 끝난 후 (의회 난입 사태에 앞서) 몇 주 동안 반복적으로 비슷한 말들을 사용해왔다"며 "오늘 증거를 검토할 때 이 세 구절을 기억해주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탄핵소추위원단을 이끄는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폭동 당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썼던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를 끄집어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전날 13분짜리 동영상 편집본을 증거자료로 제출해 호평을 받은 래스킨 의원은 의회 사태 당일 저녁 트럼프가 썼던 트윗을 읽어내려가면서 "폭력적인 반란을 비판하는 말을 그날 내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의회 난입 사태 이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위대를 "오랫동안 몹시도 부당하게 대우받아온 위대한 애국자들"로 칭하면서 "성스러운 (나의 대선) 압승이 인정사정없이 악랄하게 사라졌을 때 이런 일과 사건들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과 평화를 가지고 귀가하라,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했다.

래스킨 의원은 "이것은 붐비는 극장에서 거짓으로 '불이야'라고 외치는 것보다 더 나쁘다"라고 말했다.

그는 "불을 끄라고 있는 소방서장이 붐비는 극장에 폭도를 보내 실제로 불을 지르도록 한 것과 같다.

그러고는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쇄도하면 뒤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폭도들이 계속하도록 부추긴 것이다.

불이 번지는 것을 TV로 보면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소방서장'이 다신 공직을 못 맡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