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 힘들다" 환자 긴급 호소에 접종센터 '5분' 비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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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모의 훈련…백신 이동부터 모의 접종까지
50명 환자 접종까지 약 47분…관찰구역 '혼잡'은 개선점으로 꼽혀 "신속 대응팀! 신속 대응팀!"
9일 오후 2시 35분께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위한 모의 훈련이 한창이던 센터 내부에서 다급한 방송 알림이 나왔다.
접종을 끝낸 뒤 관찰실에서 대기 중이던 여성 환자 1명이 갑자기 '숨쉬기가 어렵다'며 통증을 호소한 것이다.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의료진 4명이 급히 달려왔다.
환자를 바로 옆 응급처치 구역으로 옮겨 혈압과 호흡을 확인한 의료진은 '응급실에 아나필락시스 연락해주세요'라고 외쳤다.
좁은 복도를 지나 구급차에 타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 남짓이었다.
질병관리청을 비롯해 정부 부처로 구성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하 추진단)과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의료원 내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합동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합동 모의훈련은 크게 접종 준비와 시행 두 부분으로 나눠 이뤄졌다.
훈련은 센터 내 초저온 냉동고에 보관돼 있던 백신을 꺼내 이동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보관 및 유통 과정에서 영하 75도 안팎의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의 특성을 고려한 연습인 셈이다.
냉동 상태의 백신은 냉장고로 옮겨 해동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날 훈련에서는 사전에 해동 작업을 거친 것으로 가정했으나, 실제로는 보통 2∼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백신이 이송 상자에 담겨 다른 건물로 옮겨질 때 센터 밖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이날 모의 접종에 참여하는 국립중앙의료원 직원과 권역예방접종센터 관계자 등 50명이 입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접종 대상자들은 미리 받은 백신 예방접종 안내 문자를 보여준 뒤 한 명씩 들어왔다.
이들은 '모의 접종 대상자 ○번'이라고 적힌 목걸이를 착용한 뒤 대기 구역으로 이동했다.
번호표를 받고 손 소독을 한 뒤 예방접종 안내문을 받고 접수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훈련에 참여한 대부분은 대기 공간에 앉을 새도 없이 실제 접종이 이뤄지는 건물로 이동했다.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린 뒤 예진 구역으로 이동하자 의사는 환자에게 '혹시 불편한 곳이 있는지', '궁금한 점은 없는지' 등을 물었다.
예진 구역에는 총 4명의 의사가 있어 동시에 4명이 입장할 수 있었다.
한 환자의 이름을 접종시스템에 입력하자 '1차 접종 대상자입니다'라는 붉은 글씨가 화면 하단에 떴다.
환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지 등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기존 예방 접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접종 대상자로 참여한 한 여성은 "접종하기 전 설명도 충분하고 안내도 괜찮았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전반적인 접종 과정이) 괜찮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모의 접종 대상자 51번' 목걸이를 찬 마지막 환자까지 접종을 마친 시각은 오후 2시 47분. 목표로 한 30분보다는 17분 정도 더 걸린 셈이지만 환자별 접수 시간을 고려하면 나름 '성공'한 셈이다.
오명돈 중앙예방접종센터장은 "오늘 훈련은 각 접종센터에서 1개 모듈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1시간에 100명, 하루 6시간 접종을 한다면 600명 접종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개 모듈이라는 것은 예진 의사 4명, 접종 인력 4명, 주사 준비 인력 2명 등을 기본으로 한 구조다.
접종에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는 데 있어 일종의 '기준'을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기본 구조에 더해 수납·행정 업무를 담당한 직원과 보안요원까지 합치면 대략 30명 정도 투입된 셈이다.
오 센터장은 "30분에 50명을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했다"면서 "조금 시간이 지연됐지만, 촬영과 관련한 부분도 있고 외부에서 오고 하다 보니 조금 늦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오 센터장은 모의접종 과정을 거치면서 보완할 부분도 일부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접수 후 대기 과정에서 안내문을 읽는 것도 중요한 부분인데 (읽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있었다"면서 "안내 포스터나 질병청이 만든 QR코드 설명 등도 있는데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접수 단계에서는 총 4장 분량의 예방접종 안내문을 나눠줬지만, 대부분의 참여자는 접수를 끝낸 뒤 바로 접종 구역으로 이동했고 자리에 앉는 경우도 드물었다.
오 센터장은 "그간 연습을 하면서 어느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날지 주의 깊게 봤는데 역시 관찰실"이라며 "관찰실에 25명 정도 들어가면 적절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공간을 확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 경험을 토대로 의료원은 관찰실 공간을 더 확보하기로 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현재 일반 관찰실 외에 집중 관찰실이 2곳 있는데 일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이동형 병원' 모듈을 활용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중앙예방접종센터는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들어오는 대로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에 앞서 합동 모의 훈련은 앞으로 1∼2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오 센터장은 "오늘 훈련한 방식은 피접종자가 찾아오는 '온 사이트 모델'(on-site model)"이라며 "백신이 앞으로 언제, 얼마만큼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현재 체계가 안정되면) 찾아가는 모델 방식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모의 훈련에 참석한 50명은 서면으로 훈련 내용과 개선점 등을 평가한다.
영남권 예방접종센터가 들어설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온 한 참석자는 "오늘 훈련에서는 동선 안내가 잘 돼 있었다.
실제로 접종을 시작하면 변수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병원 상황에 맞게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50명 환자 접종까지 약 47분…관찰구역 '혼잡'은 개선점으로 꼽혀 "신속 대응팀! 신속 대응팀!"
9일 오후 2시 35분께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위한 모의 훈련이 한창이던 센터 내부에서 다급한 방송 알림이 나왔다.
접종을 끝낸 뒤 관찰실에서 대기 중이던 여성 환자 1명이 갑자기 '숨쉬기가 어렵다'며 통증을 호소한 것이다.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의료진 4명이 급히 달려왔다.
환자를 바로 옆 응급처치 구역으로 옮겨 혈압과 호흡을 확인한 의료진은 '응급실에 아나필락시스 연락해주세요'라고 외쳤다.
좁은 복도를 지나 구급차에 타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 남짓이었다.
질병관리청을 비롯해 정부 부처로 구성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하 추진단)과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의료원 내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합동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합동 모의훈련은 크게 접종 준비와 시행 두 부분으로 나눠 이뤄졌다.
훈련은 센터 내 초저온 냉동고에 보관돼 있던 백신을 꺼내 이동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보관 및 유통 과정에서 영하 75도 안팎의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의 특성을 고려한 연습인 셈이다.
냉동 상태의 백신은 냉장고로 옮겨 해동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날 훈련에서는 사전에 해동 작업을 거친 것으로 가정했으나, 실제로는 보통 2∼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백신이 이송 상자에 담겨 다른 건물로 옮겨질 때 센터 밖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이날 모의 접종에 참여하는 국립중앙의료원 직원과 권역예방접종센터 관계자 등 50명이 입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접종 대상자들은 미리 받은 백신 예방접종 안내 문자를 보여준 뒤 한 명씩 들어왔다.
이들은 '모의 접종 대상자 ○번'이라고 적힌 목걸이를 착용한 뒤 대기 구역으로 이동했다.
번호표를 받고 손 소독을 한 뒤 예방접종 안내문을 받고 접수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훈련에 참여한 대부분은 대기 공간에 앉을 새도 없이 실제 접종이 이뤄지는 건물로 이동했다.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린 뒤 예진 구역으로 이동하자 의사는 환자에게 '혹시 불편한 곳이 있는지', '궁금한 점은 없는지' 등을 물었다.
예진 구역에는 총 4명의 의사가 있어 동시에 4명이 입장할 수 있었다.
한 환자의 이름을 접종시스템에 입력하자 '1차 접종 대상자입니다'라는 붉은 글씨가 화면 하단에 떴다.
환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지 등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기존 예방 접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접종 대상자로 참여한 한 여성은 "접종하기 전 설명도 충분하고 안내도 괜찮았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전반적인 접종 과정이) 괜찮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모의 접종 대상자 51번' 목걸이를 찬 마지막 환자까지 접종을 마친 시각은 오후 2시 47분. 목표로 한 30분보다는 17분 정도 더 걸린 셈이지만 환자별 접수 시간을 고려하면 나름 '성공'한 셈이다.
오명돈 중앙예방접종센터장은 "오늘 훈련은 각 접종센터에서 1개 모듈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1시간에 100명, 하루 6시간 접종을 한다면 600명 접종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개 모듈이라는 것은 예진 의사 4명, 접종 인력 4명, 주사 준비 인력 2명 등을 기본으로 한 구조다.
접종에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는 데 있어 일종의 '기준'을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기본 구조에 더해 수납·행정 업무를 담당한 직원과 보안요원까지 합치면 대략 30명 정도 투입된 셈이다.
오 센터장은 "30분에 50명을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했다"면서 "조금 시간이 지연됐지만, 촬영과 관련한 부분도 있고 외부에서 오고 하다 보니 조금 늦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오 센터장은 모의접종 과정을 거치면서 보완할 부분도 일부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접수 후 대기 과정에서 안내문을 읽는 것도 중요한 부분인데 (읽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있었다"면서 "안내 포스터나 질병청이 만든 QR코드 설명 등도 있는데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접수 단계에서는 총 4장 분량의 예방접종 안내문을 나눠줬지만, 대부분의 참여자는 접수를 끝낸 뒤 바로 접종 구역으로 이동했고 자리에 앉는 경우도 드물었다.
오 센터장은 "그간 연습을 하면서 어느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날지 주의 깊게 봤는데 역시 관찰실"이라며 "관찰실에 25명 정도 들어가면 적절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공간을 확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 경험을 토대로 의료원은 관찰실 공간을 더 확보하기로 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현재 일반 관찰실 외에 집중 관찰실이 2곳 있는데 일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이동형 병원' 모듈을 활용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중앙예방접종센터는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들어오는 대로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에 앞서 합동 모의 훈련은 앞으로 1∼2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오 센터장은 "오늘 훈련한 방식은 피접종자가 찾아오는 '온 사이트 모델'(on-site model)"이라며 "백신이 앞으로 언제, 얼마만큼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현재 체계가 안정되면) 찾아가는 모델 방식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모의 훈련에 참석한 50명은 서면으로 훈련 내용과 개선점 등을 평가한다.
영남권 예방접종센터가 들어설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온 한 참석자는 "오늘 훈련에서는 동선 안내가 잘 돼 있었다.
실제로 접종을 시작하면 변수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병원 상황에 맞게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