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10.8%, 영업이익은 70.1%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전기자동차 시장 대응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시장 선점을 위한 중장기 전략도 공개했다. 애플과의 미래차 협의 중단과 상관없이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전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9일 온라인으로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어 주주 등을 대상으로 올해 사업 계획과 중장기 목표를 발표했다. 송호성 사장(사진)은 “새로운 로고와 디자인이 적용된 올해는 ‘기아 대변혁(트랜스포메이션)’의 원년”이라며 “혁신적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매출은 65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이익률 5.4%)으로 잡았다. 각각 전년 대비 10.8%, 70.1% 늘린 규모다. 이를 위해 신차를 대거 선보인다. 1분기엔 K7 완전변경 모델과 K3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는다. 2분기엔 신형 스포티지와 K9 개선 모델을 출시한다. 기아 첫 전용 전기차 CV(프로젝트명)와 유럽 전략형 차종 씨드 개선 모델은 3분기에 내놓기로 했다. CV는 △1회 충전 시 500㎞ 이상 주행 △4분 충전으로 100㎞ 주행 등의 성능을 갖췄다.

기아는 작년 1월 발표한 중장기 전략 플랜 S도 다듬어 다시 내놨다. 2026년까지 CV를 포함, 전용 전기차 7종을 출시해 파생 전기차 4종과 함께 11종의 라인업을 구성한다. 이를 통해 2030년엔 연간 160만 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PBV 시장 선점을 위해선 내년에 첫 모델인 PBV01을 내놓기로 했다. 이후 내부 공간을 넓힌 전용 택시와 도심 소량 배송에 최적화된 밴, ‘차박’ 등 레저에 특화된 차량으로 제품을 세분화할 계획이다. 2030년엔 연간 100만 대를 판매, 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기아는 중장기 재무 목표도 새로 제시했다. 영업이익률 목표를 2022년 6.7%, 2025년 7.9%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제시했던 수치보다 각각 1.7%포인트, 1.9%포인트 높였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5년 12.8%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투자 계획도 다시 세웠다. 2025년까지 29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 사업부문 투자를 1조원 줄이고 자율주행, 수소,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사업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