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금지에도 인기…"화장 대신 향수로 자신 표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백화점에서 시향이 금지됐지만, 향수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매장 내 시식과 시음, 견본품(샘플) 사용을 중단했다.

이런 조치의 영향으로 백화점의 화장품과 식품 매출은 일제히 감소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의 화장품과 식품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22%, 21% 줄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화장품은 8.6%, 식품은 18% 감소했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색조 화장품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매장에서 견본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소비가 더욱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시식을 통해 식품 구매를 유인할 수도 없게 됐다.

반면 같은 달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향수 매출은 각각 34%, 49.7% 뛰었다.

향수는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견본품 사용이 금지돼 시향을 할 수 없는데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화장을 하지 않는 대신 새로운 측면에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향수를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시향이 중단되자 온라인몰의 향수 매출이 급증하기도 했다.

지난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의 향수 매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772% 급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티크, 산타마리아노벨라, 바이레도, 메모파리 등 니치(고급) 향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30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바이레도 매출은 783%, 메모파리는 1천600% 뛰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온라인몰 G마켓에서도 1월 향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711% 많아졌다.

향수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수를 일상적인 액세서리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면서 향수를 뿌리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향수는 대표적인 자기만족 제품으로, 최근 소비 경향인 가치소비와도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