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티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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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가 특화된 개인화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 음악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음원계 넷플릭스'라는 명성대로 국내 음악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까.

스포티파이는 8일 오후 첫 국내 라이브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스라 오메르 스포티파이 본사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는 "감격스러운 순간"이라고 국내 론칭 소감을 밝혔다.

스포티파이는 6000만 개 이상의 트랙과 40억 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원계 공룡', '음원계 넷플릭스'라 불린다. 세계 3억 20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지녔다는 매력 때문에 론칭 전 팝을 즐겨 듣는 국내 음악팬들은 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는 방식으로 스포티파이를 이용하기도 했다.

◆ '개인화' 주력…이용자 경험 강조

맞춤형 큐레이션과 사용자들이 만들어가는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는 스포티파이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이른바 '개인화' 전략. 한국 서비스에서도 음악 에디터팀이 준비한 국내 전용 플레이리스트와 개인화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 등을 선보인다.

이스라는 "한국 시장에 맞춰 온보딩 화면을 꾸며 본인에게 맞춘 아티스트와 장르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비슷한 제안을 통해 좋아하는 음악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게 스포티파이의 개인화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더 나은 경험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이스라는 고도의 개인화, 집중, 혁신을 타 플랫폼과의 차별점으로 언급했다. 그는 "스포티파이는 최신의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고, 수천여 개의 시그널을 사용하고 있다. 최고의 음악을 추천하기 위해 매일 음원이 추가되며, 3억 명 이상의 방대한 이용자 정보를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포티파이는 최강의 오디오 경험을 위해 5000명 이상의 직원이 집중하고 있다. 탁월한 디스커버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새로운 것에 대해 테스트하고, 경험과 알고리즘을 제공해 더 나은 프로덕트를 만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상욱 스포티파이 한국 매니징 디렉터 역시 스포티파이의 성공 전략에 대한 질문에 "개인화다. 직접 겪어봐야만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스포티파이는 그냥 음악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아티스트와 이용자의 거리감을 줄여줄 수 있는 서비스 같다'는 평을 한 기사를 봤다. 기사를 쓰신 분이 스포티파이를 경험해보신 것 같더라. 체험하고 확인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차트 조작'의 늪…스포티파이는 다를까?

국내 음원 시장은 오랜 시간 차트 조작, 이른바 '사재기'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이에 음원 플랫폼에 대한 리스너들의 신뢰도도 상당히 낮아진 상태다. 스포티파이 역시 이 같은 국내 환경을 중요하게 여겨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이스라는 "스포티파이에서는 스트리밍과 차트 데이터에 있어 최고의 청렴성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첨단 툴과 기술을 통해 인위적 조작이나 조작된 스트리밍을 최대한 제거하고자 한다"며 "최대한 정확한 수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굉장히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이슈고, 어떤 조작도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사용자 정보는 순위를 최우선으로 두고 집중하는 부분이다. 안전을 위해, 사용자 정보가 조작에 이용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용하고 있는 모든 툴을 동원해 개인정보 보호에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 목표는 한국 시장 안착 아닌 성장 도모

사진=스포티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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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6위에 해당하는 한국 음악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지난해 한국 론칭 계획을 공식화하며 K팝의 영향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스포티파이는 2014년 K팝 허브 플레이리스트를 처음 선보인 이래 스포티파이 플랫폼 상 K팝 이용자 청취 비중이 20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상욱 디렉터는 "한국 론칭을 준비하면서 굉장히 많은 리서치를 했다. 음악 스트리밍으로는 6위의 큰 시장이고 중요도와 주목도가 분명히 있다"며 "다양한 콘텐츠를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다. 분명히 한국 시장을 더 키울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 스포티파이의 93번째 론칭 국가다. 스포티파이 국내 론칭의 궁극적인 목표는 안정적인 정착이 아닌, 시장의 성장이라고. 박상욱 스포티파이 한국 매니징 디렉터는 "리스너들에겐 다양한 청취 경험을, 아티스트와 창작자에게는 더욱 강력한 발판을 마련해 오디오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게 목표"라면서 "한국 이용자도 방대한 음악 카탈로그를 즐길 수 있다. 매일 4만 곡 이상이 추가되고, 이미 7000만 곡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박상욱 디렉터는 "가사도 더 지원해서 론칭했고, 콘텐츠도 로컬에 맞게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런 식으로 한국에 맞는 서비스들을 제시한다면 사용자들이 한국에 있는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 아이유 못 듣고, 가격 비싸고…괜찮을까?

다만 국내 음원 확보, 가격 면에서 기존 플랫폼들과의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더불어 해외 스포티파이에서 선보였던 광고 기반 무료 음악 재생 기능도 빠졌다.

특히 아이유, 임영웅 등 현재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아티스트들의 음원을 유통하는 카카오M과는 음원 공급 계약을 맺지 못한 채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M은 지난해 37.5%의 유통 점유율을 기록한 대형 음원 유통사로, 음원 플랫폼 멜론을 운영 중이라 일찌감치 협상의 난항이 예상됐다. 이와 관련해 박상욱 디렉터는 "국내 음원 유통사, 여러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신곡이 업데이트되는 좋은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료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치에 합당한 가격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독료는 가치에 대한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 그 구독료를 통해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 말이다. 최적의 조건에서 사용자가 가져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 생각해 론칭했다"고 밝혔다.

스포티파이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광고가 나오는 대신 무료로 음악을 듣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모든 이용자가 전 세계 음원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 그런 부분에 맞춰 지속적으로 준비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사진=스포티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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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서비스 역시 준비 중이다. 스포티파이 론칭과 동시에 팟캐스트를 시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박상욱 디렉터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라고 본다. 다른 국가에서도 음악 서비스를 먼저 론칭하고, 여러 준비를 마친 후에 팟캐스트 론칭을 한 경우가 많다"며 "팟캐스트를 연내 론칭하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미 국내 팟캐스트 전문가를 영입했고, 해외 팟캐스트 역시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경쟁 구도라는 건 항상 많은 시각을 갖고 바라보는 부분이다. 우리는 한국 시장에 파고든다기보다는 키울 생각을 하고 있다. 다른 파트너들도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우리 역시 한국에 더 많은 청취자들이 음악 플랫폼을 자유롭게 골라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그게 우리가 한국에서 더 성공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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