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태권도 세계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
"올림픽서 태국인 지도자로 금메달 선사하고 싶어"
태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최영석 감독, 태국 귀화하기로
태국 태권도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한국인 지도자 최영석(47) 태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감독이 귀화 방침을 밝혔다.

최 감독은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태국 현지에서 태권도와 관련해 더 원활하게 활동하기 위해 태국 국적을 취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태국 귀화설은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부터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흘러나왔다.

태국 태권도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차례로 은메달과 금메달을 따면서 태국 내 위상이 높아졌던 때였다.

당시엔 정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최 감독은 오는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태국 태권도협회에 국적 취득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연합뉴스에 "외국인이 아닌 태국인 지도자로서 태권도 첫 올림픽 금메달을 태국민에게 선사하는 역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2014년 국기원에서 정부 파견 사범으로 선정돼 지원받아온 만큼,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서도 "태국 국적을 취득해 태권도를 더 보급하고 관련 인프라를 발전시키는 것이 대한민국 국기인 태권도를 더 발전시키는 길일 수 있다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으로 귀화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태국 태권도협회도 최 감독의 결정을 환영하고, 귀화 절차가 도쿄올림픽 이전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그는 전했다.

태권도계에서 최 감독은 한국인 지도자가 외국 대표팀을 지휘하며 국제대회에서 종주국인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부메랑 효과'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인사다.

그는 2002년 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비롯해 4회 연속 올림픽 메달 등을 안겼다.

최 감독은 도쿄올림픽에서는 태국 태권도가 첫 금메달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호랑이띠인 데다 선수들을 엄하게 지도해 태국 언론으로부터 '타이거 최'라는 애칭까지 얻은 최 감독은 2006년 태국체육기자협회에서 주는 최우수지도자상을 탔고 그해 말 왕실로부터 훈장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