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형 트레이드'에 합의한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창원 LG가 6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곧바로 맞대결하기 때문이다.
이번 트레이드로 LG가 김시래(32)와 테리코 화이트(31)를 삼성으로 보내고, 삼성 이관희(33)와 케네디 믹스(26)가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신인 시절인 2012-2013시즌만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뛰었고, 이후 2013-2014시즌부터 줄곧 LG의 간판선수로 활약한 김시래와 2011-2012시즌부터 계속 삼성에만 몸담은 이관희가 소속을 맞바꾼다는 사실에 농구 팬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현재 6위 인천 전자랜드에 2경기 차 7위인 삼성으로서는 김시래와 화이트를 데려와 공격력을 보강, 남은 5∼6라운드에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려보겠다는 의도가 담긴 트레이드다.
또 LG는 6경기 차이가 나는 6위를 남은 18경기에서 따라붙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다음 시즌 이후를 내다본 거래로 볼 수 있다.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등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트레이드가 발표된 지 불과 이틀만인 6일 삼성과 LG의 맞대결에서 김시래와 이관희가 곧바로 '친정팀'을 상대하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과 LG는 똑같이 36경기씩 치렀기 때문에 이들이 6일 경기에서 나란히 새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등장하는 데는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김시래로서는 2013년 4월 현대모비스에서 LG로 트레이드된 이후 줄곧 '안방'으로 사용한 창원체육관을 원정팀 선수 자격으로 방문하게 되고, 이관희는 불과 며칠 전까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함께 사력을 다했던 옛 동료 선수들을 상대로 '고춧가루'를 뿌려야 하는 입장이 됐다.
김시래는 LG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른 3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22점, 12어시스트로 펄펄 날았고, 이관희 역시 1월 31일 오리온을 상대로 15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LG 지휘봉을 잡은 조성원 감독은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트레이드는 없다"고 말했지만 다른 선수도 아닌 '간판'과 다름없는 김시래를 삼성으로 보내게 됐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될 수 있다는 표현이 진부할 정도로 자주 쓰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