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이 28일 충남 홍성군 ‘성우 가축분뇨에너지화 시설’ 현장을 방문해 이도헌 성우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이 28일 충남 홍성군 ‘성우 가축분뇨에너지화 시설’ 현장을 방문해 이도헌 성우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농촌에 있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만드는 에너지순환 자립마을이 많아지면 탄소중립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8일 충남 홍성군 원천마을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이 마을은 각종 농축산업 폐기물을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마을 주민들이 활용하는 에너지 자립마을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김 장관은 가축 분뇨를 이용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성우 가축분뇨에너지화 시설’ 현장을 둘러본 뒤 “2015년부터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한 원천 에너지 자립마을이 농촌 재생에너지 순환 마을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김 장관이 이날 발표한 농식품부 업무계획과 관련해 첫 번째 현장 방문 장소로 이곳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올해는 농업·농촌이 탄소중립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첫발을 내딛는 해”라며 “농업 분야 온실가스 감축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농업 분야에서만 연간 약 204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가축의 장내 발효 과정에서 440만t, 가축 분뇨로 420만t이 나온다. 벼농사 때 쓰이는 질소비료 등에서는 약 600만t이 발생한다. 국내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2.9% 정도다. 농식품부는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량은 적지만 국가의 탄소중립 정책을 이행하기 위해 올해 농업 부문 탄소 저감 대책을 폭넓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축산업에서는 적정 규모 사육을 유도하기로 했다. 밀집 사육으로 인한 탄소 배출 증가를 막기 위해서다. 원천마을처럼 가축 분뇨를 재생에너지화하는 사업도 지원한다. 벼농사와 관련해서는 논물을 얕게 대는 농법 등 온실가스 저감 농법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서 탄소 저감과 함께 식량 안보, 농업의 디지털화 추진 방침도 밝혔다.

농식품부는 우선 식량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우량 농지를 확보하고 주요 곡물의 자급 기반을 확충할 방침이다. 농지 원부 정비를 연내 마무리하고, 소유자 주소지에서 농지 소재지로 관할 행정청을 변경해 농지 원부 관리를 체계화한다.

수입 비중이 큰 밀 콩 등은 전문 생산단지와 저장·처리시설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수요처 발굴, 유통 관리를 통해 국산 곡물 소비를 늘릴 여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농업 디지털화는 올해 완공되는 4곳의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혁신밸리 내 보육센터와 임대온실에서 스마트팜 전문인력과 청년농을 집중 육성하고 생산성 향상 기술, 인공지능(AI) 기반 무인·자동화 기술 등 스마트팜 관련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스마트팜 인공지능 경진대회 등을 열어 데이터 농업 기반도 강화할 계획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