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이 스웨이 방지를 위해 오른발 밑에 휴대폰을 놓고 스윙하는 모습.
박현경이 스웨이 방지를 위해 오른발 밑에 휴대폰을 놓고 스윙하는 모습.
3년8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우승한 김시우 선수의 스윙을 보면 기본에 충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스윙 때 골반이 움직이지 않고 몸의 꼬임으로 체중 이동을 하기 때문에 로봇같이 일관되고 정확한 샷을 칠 수 있는 거죠.

교습을 하다 보면 스웨이(골반이 오른쪽으로 밀려났다가 다운스윙 때 돌아오지 못하는 동작)에 고통받는 골퍼들을 자주 봅니다. 스웨이를 하게 되면 체중이 타깃 방향으로 모두 오지 않기 때문에 비거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군동작이 많다 보니 볼 콘택트도 나빠져 ‘톱핑’과 ‘뒤땅’을 치기가 일쑤입니다. 스웨이를 고치면 일관성과 비거리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이유죠.

스웨이는 대부분 체중 이동에 대한 오해에서 시작됩니다. 많은 골퍼가 체중 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갖고 있습니다. 멀리 치려면 체중을 오른쪽으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오른쪽 골반을 밀게 되는 거죠. 하지만 골반이 빠지는 순간 스웨이가 발생하고 상·하체 꼬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멀리 치기 위해 했던 행동이 결국 비거리를 줄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지게 하는 거죠.
백스윙 때 체중이 오른발 바깥쪽으로 넘어가면 스웨이(사진 왼쪽)가 발생할 수 있다. 오른발 바깥쪽을 땅에서 떼고 백스윙하면 스웨이 방지에 효과적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백스윙 때 체중이 오른발 바깥쪽으로 넘어가면 스웨이(사진 왼쪽)가 발생할 수 있다. 오른발 바깥쪽을 땅에서 떼고 백스윙하면 스웨이 방지에 효과적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현경이에게 스윙을 가르칠 때 강조했던 공식이 있는데요. ‘회전=체중 이동’입니다. 체중 이동을 발이나 골반으로 느낄 게 아니라 제자리에서 회전을 통해 느끼는 데 주력해야죠. 회전하면서 체중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므로 굳이 좌우로 미는 동작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체중 이동은 곧 회전이라는 생각으로 하체 또는 골반으로 체중을 이동해야 한다는 강박을 없애는 것이 스웨이 교정의 첫걸음입니다.

이미 스웨이를 크게 하는 골퍼들을 위한 처방전은 따로 있습니다. 샷을 하기 전에 ‘오른발 바깥쪽에 날을 세워라’는 주문을 되뇔 필요가 있습니다. 어색할 수 있지만, 효과는 만점입니다. 오른발 바깥쪽을 살짝 땅에서 띄운 채로 어드레스를 시작합니다. 기억할 점은 백스윙 톱에서도 발 전체가 땅에 닿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오른발 바깥쪽을 세운 채 스윙하면 어깨가 오른쪽으로 밀려도 오른발 안쪽 너머로 체중이 넘어가지 않습니다. 과도한 체중 이동이 원천적으로 막힘에 따라 골반이 고정되는 원리죠. 스윙 축이 고정되면서 회전력이 좋아지고, 아웃-인으로 덮어 치던 스윙 궤도가 스퀘어 또는 인-아웃 궤도로 변해 비거리가 늘어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연습할 때 주의할 점은 스스로의 힘으로 오른발에 세운 날을 버텨야 한다는 것입니다. 골프공을 오른발에 끼는 등의 연습은 실전에선 아무래도 효과가 떨어집니다. 발 바깥쪽을 뗀 채로 스윙하는 것이 잘 안 될 때는 극약 처방을 쓰곤 합니다. 오른발 밑에 휴대폰을 놓는 거죠. 골퍼는 발이 지면과 닿으면 휴대폰이 망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오른발에 신경을 더욱 쓰게 되고 스윙 교정이 한결 쉬워집니다.

KPGA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