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는 졸업·입학·결혼 등 축하 행사 화환에 들어가는 꽃으로 인기가 높은 안개꽃 전국 최대 생산지다.
농가 55곳이 19㏊에 안개꽃을 재배한다.
창원시 안개꽃 재배농들은 28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논바닥에 만개한 안개꽃 생화 2.3t을 내다 버렸다.
트랙터 1대가 논을 이리저리 오가며 논바닥에 깔린 하얀색 안개꽃을 갈아엎었다.
재배농들은 안개꽃 다발이 트랙터 대형 타이어에 눌려 짓이겨지는 것을 침통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농민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안개꽃 수요가 줄며 가격이 폭락하자 유통 물량을 줄여 꽃 가격을 조금이라도 회복시키는 방법으로 폐기를 택했다.
안개꽃은 1년 전보다 가격이 60% 이상 폭락했다.
지난해 1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기준 안개꽃 1단(600g 안팎) 가격은 1만 원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 1월 안개꽃 가격은 3천900원∼4천 원 초반으로 급락했다.
안개꽃 연중 최대 성수기는 졸업·입학 성수기가 몰린 연초다.
농민들은 이맘때 성수기를 겨냥해 매년 7월부터 안개꽃 모종을 사 온실에서 키운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졸업·입학식이 사라져 안개꽃 수요가 급감했다.
폐기 현장을 직접 바라본 12년째 안개꽃을 재배하는 박광호(68) 씨는 "안개꽃을 오래 재배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며 "인건비, 유류비는커녕, 모종값이라도 건지면 다행일까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창원시는 이날 안개꽃을 스스로 폐기한 농민들에게 예비비를 활용해 농가 55곳에 50만원 씩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