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SK 전통 계승하는 분위기
해태에서 영구결번된 선동열 등번호도 KIA에서 유지
박경완 SK 영구결번, 신세계에서도 유지될 듯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신세계그룹 이마트로 매각되지만, SK 구단이 갖고 있던 다양한 전통은 그대로 계승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의 유일한 영구결번도 그 자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17일 "현재 SK텔레콤과 구단 매각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영구결번 유지 등 세부적인 사안은 깊이 있는 대화로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SK 구단에서 영구 결번은 딱 한 번 지정됐다.

박경완 전 감독대행이 달았던 26번이다.

박경완 전 감독대행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2003년부터 2013년까지 SK에서 활약했다.

박 전 대행은 2014년 은퇴하면서 구단 최초 영구결번의 영예를 안았다.

SK 구단은 매각되지만, 박경완의 등번호는 영구결번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선수단과 프런트 직원 전원의 고용을 약속하고 연고지를 인천으로 유지하는 등 SK 구단의 전통을 존중하고 있다.

야구팬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영구결번을 취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KBO리그엔 구단이 매각된 뒤 영구결번이 유지된 사례도 있다.

해태 타이거즈는 1996년 당시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의 등번호 18번으로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해태는 2001년 모그룹의 경영난으로 KIA에 인수됐고, KIA는 선 전 감독의 등번호를 영구결번으로 계승했다.

사실 영구결번이 유지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KIA는 구단을 인수하면서 선동열의 등번호를 당시 '슈퍼 루키' 김진우(은퇴)에게 물려주려고 했다.

KIA는 2002년 1월 선동열 전 감독의 승낙을 얻어 김진우가 18번을 달게 됐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KIA는 해태의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팬들의 엄청난 반대 여론을 수용하고 18번을 영구결번으로 환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