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슬로베니아, 벨라루스, 러시아에 연달아 패했고, 이어진 하위 리그에서도 칠레, 모로코,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승점 1도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사실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2년 전 독일과 덴마크가 공동 개최한 26회 대회 때는 성인 대표팀이 남북 단일팀을 이뤄 출전했지만 24개 참가국 가운데 22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는 현재 국내에서 SK핸드볼 코리아리그가 진행 중이고 세계선수권에 다녀온 선수들은 2주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대학 선발을 내보냈다.
결국 우리나라는 32개 참가국 가운데 31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그런데도 IHF가 한국 대학 선발의 장래를 밝게 내다본 것은 우리나라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20.3세로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가장 젊었기 때문이다.
IHF는 최근 대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한국 핸드볼에 새로운 아침이 밝아 온다'는 제목의 기사로 이번 대회 한국의 경기 내용을 호평했다.
IHF는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격리와 국내 리그 일정 등의 이유로 젊은 선수들을 세계선수권에 파견한 이유를 설명하며 "승리에 대한 열정, 배우려는 의지가 돋보였다"고 밝혔다.
또 이번 대회 6경기에 출전, 39골을 넣어 득점 5위에 올라 있는 라이트백 김진영(경희대)에 대해서도 "훌륭한 경기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IHF는 김진영에 대해 "지난해 1월 쿠웨이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3골을 넣어 한국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한 선수"라고 소개하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유럽에서 뛰고 싶다"는 김진영의 말을 전했다.
다만 경기당 37.5골을 내준 수비는 약점으로 지적됐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또 "이번 대회에서 김진영 외에 골키퍼 이창우(대전대성고)도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방어율은 21%로 높은 편이 아니었지만 190㎝ 장신에 아직 어린 선수라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강일구 감독은 "우리 젊은 선수들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좋은 경험을 했다"며 "이 중에서 앞으로 보석이 나올 수도 있다"고 대학 선발로 세계선수권을 치른 의미를 설명했다.
강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서 2∼3명 정도는 3월 올림픽 예선에도 기용할 것"이라며 "젊은 선수들이 잘 성장해준다면 다시 아시아 정상에 복귀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연합뉴스